1203(화) 책방에 가다

요즘 완전한 겨울 날씨로 들어오면서, 춥기도 춥지만 특히 저는 눈이 좀 뻑뻑하고 자주 건조해지는데요, 

이럴 때일수록 전문가들은 이 색깔을 보면 눈의 피로와 함께 마음의 평화가 찾아온다고 하죠. 

바로 초록색입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책의 제목도 초록과 매우 관련이 깊은데요. 책 제목도 ‘매우 초록’입니다. 앞에 매우라는 말이 붙으니 좀더 생동감이 솟는 것 같습니다.

 

 이 책은 화가 노석미씨가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에세이책입니다. 

오랫동안 살던 대도시 서울을 떠나 한적한 경기도 양평 시골마을에 혼자 좌충우돌 싱글라이프를 즐기는 이야긴데요. 

작가 노석미가 통과해나가는 40대의 이야기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림 그리는 것 말고 세상 물정에 어두웠던 그가 어렵사리 땅을 구하러 다니는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집을 짓고, 이웃을 만나고, 그림을 그리고, 키우던 고양이를 떠나보내고, 

정원을 가꾸며 매일매일 새로운 계절을 맞는 이야기입니다. 

계속 읽다보면 마치 영화 ‘리틀포레스트’의 예술가 버전을 보는 것 같기도 합니다.

작가는 “때때로 이곳에서 관찰하는 사람으로, 감상하는 사람으로 살고 있다는 자각이 만족과 평안함을 준다”고 말하는데요. 

그 속에서 ‘초록’이라는 색깔과 의미를 새로이 발견하는 그런 에피소드들이 담겨 있습니다. 

작가 노석미씨는 대학에서 회화를 전공하고 다양한 분야의 일러스트레이션과 그림책 등을 만들었습니다. 

그의 잔잔하고 위트있는 글과 더불어 생동감 넘치는 그림을 함께 들여다볼 수 있어 더 좋은 책입니다.

 


2011년 독립영화 <파수꾼>으로 데뷔해 영화 <동주> <변산> <사하라> 등에 출연하며 바탕을 넓혀온 배우 박정민의 산문집, 

<쓸 만한 인간>이 3년여 만에 개정증보판으로 돌아왔습니다. 

영화 ‘파수꾼’의 홍보용 블로그에 촬영 비하인드 스토리를 연재하면서 '글 좀 쓰는 배우'로 이름을 알렸던 그는 2013년부터 한 잡지에 칼럼을 실으며 독자층을 넓혀 갔는데요. 

'말로 기쁘게 한다'는 뜻의 언희(言喜)라는 필명처럼 재치 있는 필력과 유머러스한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을 사로잡았고, 

그 글을 모아 <쓸 만한 인간>이라는 산문집을 출간했죠. 

“당신은 정말 중요한 사람이다”라 말하는 그의 단단한 위로가 담긴 이 책은, 한 청년 배우가 어떤 이야기를 통과하며 성장하는지, 또 어떤 취향과 정서를 통해 일상을 관찰하는지 세밀하게 보여줍니다. 

이번 개정판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박정민이 직접 쓰고 그린 일러스트와 손글씨가 추가됐다는 점인데요. 

'글을 말로 옮기는 일을 하다가, 말을 글로 옮기고 싶어졌다'고 말했던 그가 이번에는 일러스트까지 더해 좀 더 솔직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