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으로 남기고 싶었지만 글로올립니다...

아빠는 제가 국민학교 일학년이 되기전에 쓰러지셨습니다. 술을 많이 먹어서 그랬다면 아님 담배를 많이 피워서 그랬다면 아빠를 원망이라도 했을겁니다.열심히 일해도 잘 알아주지 않는 공무원...모든것이 당신의 손을 거쳐야만 마음이 놓였던 아빠는 그렇게 일에 힘을 쏟으시다가 쓰러지셨습니다. 그때 그렇게 건강을 잃으시지만 않으셨어도 지금쯤 저희가족은 보란듯이 잘 살고 있었을것 입니다.어릴때여서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어른들이 모여서 저희집이야기를 하고 계셨습니다. 아빠가 몸에서 오른쪽에 해당하는 기능들이 다 마비되었다는 이야기였습니다.반신불수가 되어 병원에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심장에도 이상이 생겼고 판막교체수술을 한 뒤 아빠곁에서는 동화속의 후크선장처럼 째깍째깍 소리가 났습니다. 우리들을 무척이나 예뻐하시던 아빠는 다시 예전의 아빠로 돌아오지 않으셨습니다.오른손을 쓰지 못해 모든것을 왼손으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습니다.예전같지 않은 기억력과 언어능력때문에 ㄱ ㄴ ㄷ 부터 다시 연습을 하셔야 했습니다.자꾸만 헛나오는 발음때문에 한문장을 이야기 하는데도 몇분이 걸리셨습니다.예전에 부잣집이 아니었던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마는 곱게만 자라셨던 엄마는 책을 팔기 위해 하루종일 다리가 퉁퉁 붓도록 돌아다니셔야 했습니다. 집에 돌아오면 아빠가 행여나 자존심을 다치지 않을까 염려하시며 돈을 벌기 위해 돌아다닌게 아니라 마치 친구들과 어울리다 와서 피곤하다는 듯한 연기를 하시며 미안한 표정으로 집안일과 아빠 병간호와 철없이 투정만 부리는 어린 저희를 돌봐주셨습니다. 계속되는 입원과 수술과 퇴원... 턱없이 부족한 병원이와 재활치료비 그리고 물리치료비.. 한푼두푼 모아뒀던 저축도 바닥이 났고 조금씩 도와주시던 주변의 손길도 아빠의 회복기미가 보이지 않자 하나 둘씩 끊어져 갔습니다. 친척들의 도움도 한계에 도달했습니다... 아빠와 엄마는 점점 사회에서 고립되어 갔습니다. 어렵게 빚을 얻어 마지막 수술을 하고 나서야 아빠는 조금씩 아주 조금씩 나아지셨습니다. 말표현이 자유롭지 못하고 몸의 오른쪽 기능을 편하게 쓰실 수 없었지만 더 이상 그냥 누워있을 수는 없다며 다시 아빠는 직장에 나가셨습니다. 그리고 얼마후 냉혹한 명퇴바람이 불었습니다. 건강한 몸도 탁월한 업무능력도 잃으신 아빠는 사직서를 쓰고 그렇게 젊음을 바치신 그곳을 그만 두셨습니다. 요즘에 와서야 들은이야기로는 회사에서 아빠를 따르던 후배들이 아빠보다 높으곳으로 승진을 했고 위에서 끌어주시던 선배들은 이젠 능력이 없는 아빠를 무시하고 외면 했다고 하시더군요... 마음의 안식처여야할 교회에서는 아빠하고 절친하던 장로님이 아빠는 반가워서 기쁘게 가서 인사를 했는데 인사를 받지도 않고 외면하시고 지나가버리셨습니다. 많은 사람의 무시와 괄시속에서 갑자기 장애인이 되어버린 아빠는 신앙마저 버리셨습니다. 아빠는 말이 뜻대로 나오질 않으니깐 답답해서 화를 내시고 어린 저희는 그런 아빠의 어려운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아빠를 무섭게 여기며 점점 멀어졌습니다. 이런저런 제가 알지 못하는 여러일들이 있었겠지만 그래도 시간은 흘러 그렇게 어리기만 하던 저희가 이젠 모두 고등학교를 졸업하게되었습니다.. .............................................................................................. 마음속에는 있었지만 지금 까지 한번도 표현할 수없었던 말을 전하려고 이렇게 펜을 들었습니다. 음성으로 남기고 싶었지만 글을 쓰면서 너무 많이 울어서 도저히 읽어 내려갈 자신이 없네요.. 아빠 어려운 상황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노력하는 모습으로 살아주셔서 저희들이 아빠라고 부를수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해요. 아빠 그동안 알게 모르게 몇개의 못을 아빠의 가슴에 박았는지 셀 수가 없네요..죄송해요 엄마 갑자기 고생의 나락에 빠져 허우적거리셨으면서도 아빠가 죽지 않고 살아준것만으로도 감사하다는 엄마... 우리들이 삐뚤어지지 않고 자라준것만으로도 고맙게 생각한다는 말.. 제 마음속에서 지워지지 않아요 아빠엄마 철없는 저희때문에 고생 많이 하셨죠? 앞으로는 저희가 열심히 노력해서 호강까지는 아니더래도 불편함없게 살 수있도록 해드릴꼐요 그리고 다투기도 많이 했었지만 막상 힘이들떄면 내게 힘이 되어준 오빠 고마워..말썽은 많이 피웠지만 그래도 늦게 나마 철이들어서 요즘은 기특한 행동을 하는 막내야 고맙다..아빠엄마오빠그리고 예진아 나는 이말을 항상 마음에 지니고 있어.. 하루중 가장 어두운때는 해가 뜨기 직전이라고 한다. 몹시 힘들고 우울할 때는 이렇게 생각하자. 지금이 바로 해가 뜨기 직전이라고, 이제 곧 해가 떠올라 모든것이 환하고 따사로워 질 것이라고 말이다. 미국의 유머작가 윌 로저스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굳이 애쓰지 않아도 모든것이 좋아지게 되어있다' 앞으로 조금만 힘내자..그리고 앞으로 더 따뜻하고 화목하고 건강을 되찾는 우리가족이 되었으면 좋겠어... 많이 사랑하지만 표현하기가 너무 힘든 부족한 딸....올림.. p.s저대신 제마음을 좀 전해주세요..이름이나 주소는 밝히지 말아주세요 부탁드립니다...제주소는요 전주시 완산구 삼천동 청솔금호 아파트 105동 902호 이구요 연락번호는 063-224-4290입니다.. 신청곡은 이승환의 가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