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소개해주실 책은?
철학자 김진영의 <이별의 푸가>라는 책입니다.
요즘 같이 겨울이 바짝 다가오는 가을의 끝에 읽기에 너무 잘 어울리는 책인데요. 왜냐면요.
바람 불고 쌀쌀해지는 11월의 갈 곳 없는 우리의 마음들을 이 책의 문장들이 잘 어루만져주기 때문입니다.
이 책의 표지에는요. ‘철학자 김진영의 이별 일기’라고 적혀있고요,
책 제목 ‘이별의 푸가’라는 말 아래, 또 이런 말이 쓰여 있습니다.
“이별은 왜 왔을까. 우리는 왜 헤어져야 했을까.”
86개의 짧은 글들로 이루어진 이 책은요, ‘만남’ ‘의자’ ‘장갑’ ‘사진’ ‘차가움’ ‘계절과 날씨’ 등 간결한 제목으로 시작해 저자의 단상을 풀어놓는데요.
책 중간 중간 문학작가와 철학자들의 문장들을 인용하면서, 저자가 생각하는 이별과 사랑의 단상을 더 잘 이해하게 해줍니다.
저자인 철학자 김진영씨는 1952년에 태어나 지난해 세상을 떠났는데요,
그는 이 책머리에 “어린 시절 나만의 작은 골방에서 슬픈 동요를 불렀다”면서 “이 단상들은 모두 그 골방에서 태어났다”고 고백하는데요,
이 책은 그가 타계하기 직전까지 써내려간 글을 묶은 유고집이기도 합니다. “사랑은 이별로 끝난다지만, 이별은 무엇으로 끝날까?”라는 질문을 던지는,
한 철학자의 내면을 짚어낸 이별 일기 <이별의 푸가>였습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책은?
이번엔 불문학자이자 문학평론가 황현산의 책 <내가 모르는 것이 참 많다>로 넘어가 봅니다.
이 책은 2018년 8월 8일 세상을 떠난 그의 1주기를 맞아 출간된 책인데요,
생전 그는 SNS 중에 ‘트위터’를 즐겨하면서, 나이와 직위에 상관없이 수평적 관계를 맺어왔습니다, 자유로이 소통하는 일에 누구보다도 열정적이었고요.
이 책은 2014년부터 2018년까지 그가 기록한 트위터 글을 그대로 모은 것인데요.
트위터는 140자 안에 글을 써야 하죠.
그 짧은 글의 제한을 즐기며 자유로워지는 트위터에서, 황현산은 평소 즐겨 하던 농담들과 글쓰기와 번역에 대한 생각들,
정치 경제 문화 예술 전반을 아우르는 사유 등 일상의 단면들을 펼쳐보여줍니다.
책 한 권을 다 보기엔 부담스럽고, 그런데도 뭘 좀 읽어야겠다, 들여다보고 싶다 할 때, 이 책의 사유들을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황현산의 <내가 모르는 것이 참 많다>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