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8(화) 책방에 가다

 체코의 소설가 ‘보흐밀 흐라발’의 <너무 시끄러운 고독>이라는 소설책입니다. 

 

책을 사랑하는 주인공 ‘한탸’는 삼십오 년간 폐지 압축공으로 일해왔습니다. 

더럽고 어두운 지하실에서 맨손으로 거대한 압축기를 다루는데요, 

끝없이 쏟아져 들어오는 폐지를 신속하게 파쇄하는 일이 그의 임무입니다. 하지만 그는 그 폐지더미 속에서 몰래 책을 빼내, 독서를 하고 사색을 하는 데 열중합니다. 

니체와 괴테, 실러와 횔덜린 등 빛나는 문학작품들과, 밖에선 손쉽게 구할 수 없는 귀하디귀한 잡지들이 그 목록인데요, 

상사인 소장에게 끊임없는 독촉과 욕설을 듣지만, 이 책들을 생각하면 반복되는 지겨운 노동도 꽤 견딜 만합니다. 

이렇게 많은 책들을 따로 모으다보니 그의 아파트는 수톤의 책으로 가득차버렸는데요, 

여차하면 무너질 듯 아슬아슬하게 쌓인 책들은, 그의 고독한 삶에서 나름의 행복을 느끼게 해주는 유일한 즐거움이자 기쁨입니다. 

일을 견디려면 매일 수리터의 맥주를 마셔야 할 정도로 고되고 힘들지만, 그는 삼십오 년간 이 일을 하면서 남다른 삶의 의미를 찾습니다.

 

저는 <너무 시끄러운 고독>을 읽으면서, 특별하게도 칼 세이건의 <창백한 푸른 점>이라는 책이 떠올랐습니다.

지금까지 가장 널리 읽힌 과학책인 <코스모스>의 저자로 유명한 칼 세이건은 <코스모스> 이후 

15년 동안의 오랜 연구와 탐사 결과들을 바탕으로 <창백한 푸른 점 Pale Blue Dot>을 펴냈는데요. 

세이건은 이 책에서 우주 탐험의 역사와 미래를 방대한 과학적 지식과 자료를 바탕으로 설명합니다. 

제목인 <창백한 푸른 점>은 바로 ‘지구’를 뜻하는데요. 

인간은 외로운 티끌 하나에 불과하지만, 희망을 잃지 말고 끊임없이 삶을 가꾸며 타인과 함께 살아가야 한다, 이런 메시지를 주고 있습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책은 칼 세이건의 <창백한 푸른 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