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아는만큼 보이는예술 <소설·시·동화로 읽는 전주>
○ 일시: 6월 4일 ∼ 7월 30일 (총 9회) 매주 화요일 오후 7시(90분∼120분)
○ 장소: 최명희문학관 세미나실(비시동락지실)
○ 대상: 문학에 관심 있는 독자 20∼30명
○ 내용: 작가와 연구자에게 전주와 전주의 콘텐츠를 소재로 작품을 쓰게 된 배경과 집필 과정의 일화를 듣고, 전주가 묘사된 부분을 찾아 함께 읽으며 감상을 나누는 시간
○ 주최: 문화체육관광부, 전라북도○ 주관: (재)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 ○ 협력: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 운영: 최명희문학관
○ 신청: 6월 2일(일) 오후 6시.전화(063-284-0570)
○ 프로그램 일정(진행: 김정경 시인)
- 송이네 집 식당에서 콩나물국밥 메뉴는 두 종류다. 맑은 콩나물국 심심이와 고춧가루와 청양고추를 송송 썰어 넣은 얼큰이. 보글보글 끓는 뚝배기에 반숙 달걀 한 개와 새우젓. 반찬은 김치와 무말랭이가 전부이다. 손님들은 반숙 달걀 그릇에 김을 잘게 부숴 넣고 후룩후룩 마시거나 뚝배기에 넣고 휘휘 저어 먹는다. (김자연 동화 「심심이 네 개」 중)
- 완산의 경기전과 개경의 목청전, 평양의 영숭전은 태조의 근본에 닿아 유서 깊었다. 종친부 당상과 시중들은 기꺼이 합의했다. 얼마 전 완공된 경기전은 외방 진전 가운데 으뜸이었다. 평성군(平城君) 조견을 보내 태조어진을 봉안했다. 경기전 정전은 단아하면서도 소박했다. (서철원 소설 「왕의 초상」 중)
- 경기전을 어떻게 그런 몇 마디로 간단히 말해버릴 수가 있단 말인가. 우선 무엇보다도 그곳에는 나무들이 울창하고 밀밀하였으며, 대낮에도 하늘이 안 보일 만큼 가지가 우거져 있었다. 그 나무들이 뿜어내는 젖은 숲 냄새와 이름 모를 새들의 울음소리며, 지천으로 피어있는 시계꽃의 하얀 모가지. 우리는 그 경기전이 얼마나 넓은 곳인지를 짐작조차도 할 수 없었다. (최명희 소설 「만종」 중)
- 얼어붙은 냇물과 자갈밭에서는 사내아이들과 남자 어른들이 어울리어 연날리기가 한창이었다. 연 날리는 패들은 쇠전강변 언저리로부터, 매곡교를 지나 전주교가 가로 걸린 초록바우 동천(洞天)에 이르기까지 가득하였다. 까마득한 청람의 겨울 하늘 꼭대기에서 감감하게 떠다니는 연들은 흡사 꽃잎들 같았다. 그중에 어떤 놈은 저희끼리 얽히다가 그만 힘없이 줄이 툭 끊어져 나풀나풀 떨어져 내리기도 하였다. 거꾸로 떨어지던 가오리연이 초록바우 벼랑 너머로 가뭇 숨어버릴 때, 봉련이는 공연히 마음이 조여 들었다. (최명희 소설 「제망매가」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