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05(화) 책방에 가다

오늘 소개해주실 책은?

3·1 만세운동 전후 20년사의 세밀한 이야기를 다양한 주제로 풍성하게 풀어낸 책입니다. 

권보드레 고려대 국문학과 교수가 쓴 <3월1일의 밤>이에요. 

국문학과 교수가 3.1운동에 대해서? 그럼 이광수나 심훈 같은 당대 소설가들에 대한 이야기인가? 싶었는데. 

어느날 도서관에서 자료를 찾다가 3.1운동과 관련된 신문 조서를 읽게 됐다고 그래요. 

그 어려운 조서를 읽으면서 3.1운동과 사랑에 빠지게 됐답니다. 연구하는 사람이니까 가능한 일이었겠죠. 

덕분에 이렇게 다채로운 관점으로 3.1운동을 들여다볼 수 있게 됐습니다. 

16개의 챕터가 각각 하나의 연구 주제라고 할 수 있을 정도에요. 

선언·대표·깃발·만세·침묵·약육강식·제1차 세계대전·혁명·시위문화·평화·노동자·여성·난민/코스모폴리탄·이중어·낭만·후일담 등 16개의 표제어로 

조선과 동아시아, 세계의 역사와 문학을 넘나들면서 3·1운동의 사상·문화적 배경을 살피고, 숨은 얼굴을 복원하고, 전후 문화의 변화를 다룹니다. 

학자의 글이어서 좀 곱씹으면서 읽어야하는 편이에요. 그만큼 쓴 사람도 공들여 썼다는 이야기도 됩니다. 

읽고 나면 우리가 교과서로만 배운 3.1운동의 실체가 좀 더 현실적으로 다가오면서 덩달아 사랑에 빠지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가 하면 3.1운동이 지금 우리와 무슨 관련이 있지? 하는 질문에 답을 주는 책도 있습니다. 

김학재 서울대학교 교수를 비롯해서 역사학, 문학, 종교학, 사회학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 7명이 공동 집필을 했는데요. 

<촛불의 눈으로 3.1운동을 보다>, 이 책은 100년 전 3.1운동을 단순히 일제에의 항거 혹은 민족주의적 저항 차원으로만 해석하는 것을 넘어, 

지금 우리 시대에 3.1운동이 갖는 의미가 무엇인지를 새롭게 바라보자, 이런 의도로 쓰여진 책입니다. 

첫 번째 챕터는 저자들의 대담이 실렸는데요. ‘3·1운동’이냐 ‘3·1혁명’이냐부터 뜨겁게 논쟁을 펼칩니다. 

그리고 뒤이어 각자 전공 주제와 3.1운동을 연결지어서 글을 썼는데요. 만세 시위위와 깃발을 미디어의 측면에서 보는가 하면 한국의 민주화운동의 뿌리로 해석하기도 하고, 

여성사의 측면에서 살펴보기도 하구요. 3.1절과 태극기집회를 함께 생각하기도 합니다. 이 책 역시 3.1운동의 의미를 다각적으로 짚어볼 수 있는 책이 될 것 같습니다. 

 

우리 세대는 교과서를 통해 단편적으로 3.1운동을 배웠지만 이후의 세대는 달랐으면 하는 바램인데요. 

초등학교 고학년 수준에 맞춘 <우리가 알아야 할 3.1운동>이나 저학년을 위한 <선생님, 3.1운동이 뭐에요?> 이런 책도 나와있구요. 

그런가 하면 김구 선생의 자서전 <백범일지>가 친필본과 같은 판형, 세로쓰기로 한문과 한글본이 나왔습니다. 기념으로 소장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