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19(화)책방에가다

오늘 소개해주실 책은?

제가 어릴 때 가장 미스터리하게 생각했던 인물 중 하나가 유관순 열사였습니다. 

나는 여자인데 왜 누나라고 부르지? 부터해서 우리 나이로 겨우 17살 소녀인데 어떻게 그렇게 단단한 의지로 만세 시위를 주도했을까, 

열일곱의 어린 소녀가 이럴 때 과연 그 시절 독립만세운동으로 자신의 삶을 내려놓은 사람이 유관순 열사뿐이었을까? 다른 10대 친구들은 어땠을까? 

이런 질문들이 있었죠. 오늘 소개할 책이 이런 궁금증에 대해 어느 정도 답을 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민족문제연구소 조한성 연구원이 쓴 ‘만세열전(생각정원)’입니다. 

 

드라마나 영화가 결코 따라가지 못할 극적이고 감동적인 이야기들이 이 책에 가득해요. 

‘만세열전’이라는 제목에서 짐작하듯이 만세를 부른 아주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겼거든요. 

열 살 꼬마들부터 10대 학생들- 학생들의 역할이 정말 컸더라구요, 또 농민, 만두장사, 선생님, 노동자... 

역사책에는 단 한 줄도 기록되지 않았지만 3.1운동의 숨은 주역이었던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멀쩡한 가슴으로는 읽을 수가 없습니다. 

이게 다 어디서 주워들은 이야기가 아니라 저자가 민족문제연구소 연구원이라고 했잖아요. 문서 연구와 검증을 꼼꼼히 했겠다 짐작할 수 있겠죠. 

당시의 경찰, 검찰, 법원에 남아있는 자료를 샅샅이 다 뒤져서 이들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복원해냈습니다. 

이 책의 띠지에 보면 ‘오늘의 우리에게 촛불이 있다면 100년 전 우리에겐 만세가 있었다’ 이런 말이 있어요. 

그 말처럼, 어쩌면 민주주의를 위한 모든 투쟁의 씨앗은 바로 이 3.1운동이 아니었을까, 이 책을 읽다보면 이런 생각도 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책?  

이런 독립운동가도 있었어요. 학생 신분으로 3.1운동에 참여했다가 중국으로 망명하고 쫒기듯 프랑스로 유학을 가죠. 

그리고 거기서 프랑스와 유럽인들에게 낯선 조국을 소개하고 일제에 나라를 빼긴 후 치열하게 독립운동을 하고 있음을 알리고자 한국인의 삶을 책으로 펴냅니다. 

독립운동가 서영해님 이야기인데요. 그가 쓴 책 ‘어느 한국인의 삶’이 출간됐습니다. 

당시 일본을 통해서 한국에 대해 잘못 알고 있던 유럽인들이 이 책을 통해서 비로소 한국을 제대로 알게 됐다고 그래요. 

당시 프랑스에서 베스트셀러가 됐고 대통령에게까지 헌정됐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