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벌써 올해의 마지막 날이잖아요.
그래서 오늘의 주제를 <매듭>으로 잡았습니다.
<매듭>이란 말을 우리말 사전에서 찾아보니까, 시작매듭, 끝매듭, 나비매듭, 걸개매듭, 올코매듭, 돌림매듭 등등.. 갖가지 매듭이란 단어가 185개나 나와 있었습니다.
이름은 제각각이지만, 목적은 하나같이 <마무리>와 <결말>처럼 막힌 것 같으나,
또 다시 다른 모양으로 이어가는 <마디>나 <이음새>의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마치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는 <송구영신>과도 같은 의미가 <매듭>이라는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한 해를 보내는 이 시점에서 매듭을 잘 만들어 놓아야 새해에 또
다시 쭉쭉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될 텐데요.
원래 매듭이 생길 때가 사람이나 식물이나 가장 고통스러운 때라는 겁니다. 그러면서 매듭이 있는 곳이 가장 강한 부분이 된다는 겁니다.
열대지역에서 나이테 없이 계속 크게 자란 나무들보다 혹독한 추위를 겪은 나무가 훨씬 단단하다는 겁니다.
우리의 삶에 있어서 매듭을 만드는 환경이 크게 두 가지라고 할 수 있는데요.
하나는 <부여된 고생>으로, 어려운 환경에서도 끝까지 버티고 견뎌내는 <매듭>이고, 또 하나는 <사서 고생>이란 말처럼,
스스로 어려운 환경 속으로 들어가서 연단해서 생기는 <매듭>입니다.
예) 밤늦게까지 야근하며 땀을 흘리는 사람과, 같은 시간에 헬스를 하면서 사람이 땀은 흘리는 사람이 있다고 할 때, 땀을 흘리는 현상은 같지만,
하나는 할 수 없이 해야 하는 어려움이기 때문에 <부여된 고통>으로 느껴지고, 하나는 스스로 자원해서 역치의 고통을 견뎌내는 <선택한 고통>의 차이라는 겁니다.
‘성공한 사람의 과거는 아플수록 아름답다’는 말이 있는데요.
그걸 이용하는 게 심리학에서 말하는 <생각 바꾸기>입니다. 바로 <현상과 의미>를 최대한 긍정적으로 바꾸는 방법입니다.
제가 신혼 때, 눈보라 치는 출퇴근길에 며칠간의 버스 비를 모아서 딸아이가 맛있게 먹는 병에 들은 이유식을 사고, 네 정류장을 걸어 다닐 거냐,
아니면, 편하게 버스를 타고 빈손으로 집에 들어 갈 거냐를 저는 잠시도 고민하지 않았거든요.
이유식 병이 얼까봐 주머니 속에 움켜잡고, 무릎팍과 코가 얼도록 뛰어가던 그 <고통>이 지금 생각해도 참 <행복한 매듭>을 만들었다는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