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구효서님의 <소년은 지나간다(현대문학)>.
구효서 작가는 이름만으로도 믿고 보는 작가 중 한 사람이죠. 여러 문학상도 받았구요.
그동안 사회와 권력의 횡포를 고발하는 작품을 즐겨 써 왔다면 최근에는 일상의 소소함과 눈물겨운 삶의 풍경을 그리는 작품들을 쓰고 있는데요.
이번 에세이 역시 그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이 책은 특이한 게 부제에서도 드러나는데요. ‘스물네 개의 된소리 홑글자 이야기’에요.
된소리 홑글자.. 그러니까 뻘, 깨, 뽕, 뚝, 꿀... 이런 단어 하나에 하나씩 자신의 유년 시절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소설의 배경은 인천 강화군의 창말이라는 마을인데요.
구효서 작가가 태어난 고향 마을이라네요. 여기에서 이 뻘과 깨, 뽕, 뚝, 꿀들이 각각 화자가 되어서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뻘은 "나는 짜고 검고 곱고 넓었다"고 자신을 소개하고, 뽕은 "뽕이면 다 뽕이지 이런 뽕 있고 저런 뽕 있냐며 사이좋게 다 뽕이라 불러서 나는 뽕"이라며 너스레를 떠는 식이죠. 이야기의 재미가 있으면서도 배경이 1965~70년 사이거든요. 휴전된 지 10여 년밖에 지나지 않은 시절이라서 그 배경이 주는 여운도 묵직합니다.
‘빨강머리 앤이 전하는 말’의 백영옥 작가의 신작입니다.
‘그냥 흘러넘쳐도 좋아요(아르테)’가 책 제목. 백영옥 작가는 1년에 책을 5백 권 이상 읽는대요.
하루 한 권 이상 읽는 거에요. 그래서 자신을 활자중독자이자 문장수집가라고도 표현하는데요.
그렇게 매일 책을 읽다가, 영화를 보다가, 또 텔레비전을 보다가, 길에서 마주친 글귀에서 문득문득 마음을 흔들었던 문장들을 꼼꼼하게 모았습니다.
그 문장들에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서 ‘빨강머리 앤이 전하는 말’로 그랬듯이 위로를 주는 거죠.
이걸 밑줄 처방전이라고 표현하더라구요. ‘빨강머리 앤’에 감동을 받았던 분들이라면 이 책도 좋아하지 않을까 싶네요.
서로 상처를 주고 받았던 가족들이 교환일기를 통해서 달라진 과정을 담았는데요.
책 제목이 ‘이 놈의 집구석 내가 들어가나 봐라’에요. 읽는 내내 ‘지긋지긋한 우리 집구석’이 떠오르는 분도 적지 않을 거라고 예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