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올해 상반기 출판과 독서시장 동향을 분석해볼까 합니다.
상반기 베스트셀러 2위가 지난 해 출간된 조남주 작가의 '82년생 김지영'이었어요.
굉장히 오랫동안 인기를 이어가고 있죠.
올 상반기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군 '미투' 운동의 영향으로 여성은 출판시장에서도 주요 키워드였습니다.
2위가 '82년생 김지영'이었다면 과연 1위는 뭐였냐,
가장 많이 팔린 책은 정문정 작가의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이었어요.
자존감, 소확행, 위로, 자기 표현, SNS 올해 상반기 출판시장을 움직인 키워드를 꼽아보자면 이렇게 볼 수 있는데요.
사회적 시선이나 남의 눈치를 보기보다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솔직하게 표현하려는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대화·화술 분야 도서 판매량이 전년 대비 2.9배 늘어난 것도 눈여겨볼만한 대목이구요.
특히 SNS는 소통의 수단 이상으로 올 상반기 출판시장에 그 영향력을 유감없이 보여줬는데요.
자신의 SNS 계정에 올린 글을 책으로 출간한 작가들이 여럿 있었죠.
책을 가장 많이 사는 사람은 여성이 60.8%로 남성 독자보다 막강한 구매력을 보였는데요.
연령별로는 40대 여성이 전체 시장의 19.6%로 출판시장의 가장 큰 손임을 나타냈습니다.
아마도 자신을 위한 책과 함께 자녀를 위한 도서 구매까지 더해져서 40대 여성의 구매력이 도서시장에서 가장 큰 것이 아니냐, 이렇게 분석됐구요.
그런데 여성이 주독자층을 이루기는 했지만 여행과 가정생활 분야의 책들은 오히려 감소했습니다.
아마도 소셜 미디어의 영향이 아니냐, 다른 데서 다 보기 때문에 굳이 책을 사볼 필요가 없다는 거죠.
대신 아동과 시·에세이, 소설 등 문학 분야가 두드러진 상승세를 나타냈습니다.
그런가 하면 올 상반기 또 하나의 특징으로 두 캐릭터의 인기가 눈에 띄었는데요.
지난해 '빨간머리 앤'에 이어 올 상반기를 화려하게 장식한 캐릭터는 '곰돌이 푸'였습니다.
만화 속 고전 캐릭터 곰돌이 푸 등장인물들의 명대사에서 뽑은 삶의 교훈과 위로의 말들이 20~30대 여성 독자들의 마음을 움직였구요.
또 한 가지 고양이를 다룬 책도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흔한 고양이 훈련법, 고양이 도감뿐 아니라 반려묘와 나누는 소통과 애정을 기록한 에세이,
늙은 반려묘가 사망했을 때 대처하는 법 등 출간되는 책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아마도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고양이를 가족처럼 키우는 분들이 늘어나서 그런 게 아니냐 이렇게 볼 수 있겠습니다.
올 하반기에는 아무래도 인물 관련 책들은 좀 줄고 대신 굵직한 사회 이슈에 관련된 책,
급변하는 한국 상황과 관련된 책들은 늘어나지 않을까 싶은데요. 골라 읽는 즐거움을 꼭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