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일에 꼭! 사연을 방송해주세요.

김차동씨 안녕하세요? 저는 부여군 홍산면의 홍산중학교에 근무하는 교사 이운조입니다. 처음 부여로 전근 와서 우연하지 않게 듣게 되었습니다. 지방 방송 같지 않은 음악선곡, 다양한 정보, 놀라운 진행에 깜짝 놀랐습니다. 마치 중앙방송국의 프로그램 같아 착각에 빠져 현재까지 아침 출근시간에 많이 듣곤 합니다. 매년 5월이면 일부 지역의 학교에서 떠들석한 '스승의 날' 때문에 괜히 얼굴이 붉어지기도 합니다. 어찌보면 '스승의 날' 학생으로부터 받아야 하는 꽃이 부끄러운 것은 '학생의 날' 학생들에게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교사이기 때문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올해는 3학년 2반 담임을 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32명으로 시작하여 전학생에 한 명 늘어 33명입니다. 이 아이들에게 뜻 깊은 '학생의 날'을 축하해 주기 위해 이렇게 사연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우리반(홍산중학교 3학년 2반)에서도 제73회 학생의 날 기념행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학생의 날' 유래, 시화전, 만평전시, 아우성판 꾸미기, 발표와 토론으로 내용을 채울 생각입니다. 그래서 김차동씨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이런 기회에 많은 여학생 팬을 확보하고 좋은 일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되어 두 가지를 부탁드리고 합니다. 첫 번째는 담임의 축하편지 읽어주기, 음악을 부탁합니다. 차동씨의 목소리가 저보다는 참 매력적이거든요. 노래는 윤도현 밴드의 사랑two를 부탁할려고요. 11월 2일 방송에... 두 번째는 이런 경사스런 자리를 보다 아름답게 만들어줄 꽃바구니 부탁드립니다. 지금 우리 반에서는 떡을 하기 위해 조금씩 쌀을 모으고 있습니다. 검정콩을 넣은 콩떡입니다. 물론 수정과 한 모금도 예술적으로 만들어야 지요! 모든 것이 잘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런 좋은 자리를 보다 빛 내주기 위한 기회를 드릴려고 합니다. 제가 직접 사는 것보다 휠씬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아름다운 장미꽃 33송이와 담임과 부담임이 좋아하는 나리꽃 2송이로 아름답게 하면 더욱 좋겠네요! 혹시 보내시다면 9시 30분경에 3학년 2반 교실로 보내주시면 좋겠습니다. 요즘 감기로 목소리가 예전 같지 않지만 그래도 매력있어요! 늘 건강 조심하시고 아침 출근길에 아름다운 동반자가 되면 좋겠네요. 충남 부여군 홍산면 북촌리 홍산중학교 3학년 2반 담임 이운조, 041-836-1086 ▣ 편 지 글 ▣ '학생의 날'을 맞아 제자들에게 미연이부터 은혜까지 우리 반 모두에게 먼저, 축하해요! 내일은 여러분의 날이죠? 일요일이라 학교에서 볼 수 없어 오늘 함께 기뻐하고 뭔가 나누고 싶은 마음에 특별한 방법을 택했습니다. 스승의 날이라고 부족한 담임에게 축하를 해주고 꽃과 정이 담긴 선물(편지와 유리창에 쓴 '선생님 사랑해요!')을 받고 무척이나 흐뭇하고 고맙게 생각했어요. '학생의 날'을 맞아 작은 정성이지만 여러분에게 기쁨을 안겨준다면 나 또한 기쁠 것입니다. 오늘 출근길에 은행잎들이 우수수 춤추듯, 노래하듯 떨어지는 것을 보니 가을도 꽤 깊은 것 같네요. 쬐끔은 쓸쓸해 보이지만 여전히 고운 빛깔은 여러분들처럼 아름답게 보입니다. 하지만 혹독한 겨울을 견디기 위한 야무진 마음의 준비로 여기니 더욱 아름다워 보이지요. 날씨가 점점 추워질수록 헤어짐의 시간이 가까이 옵니다. 처음 입학했을 때부터 보았으니 네 딴에 무척이나 친근하고 가깝게 느껴졌지요. 가끔 허물없이 대하는 것은 여러분에 대한 믿음과 신뢰가 있었기에 가능했지요. 그 동안 생활하면서 섭섭한 기억은 모두 지우고 남은 시간동안은 잘 정리를 하는 시간이 되면 좋겠어요. 우리가 일 년간 해온 소중한 일들이 삶의 한 자리를 채우는 기회가 되면 좋겠어요. 나무는 뿌리만큼 자란다고 합니다. 뿌리보다 웃자란 나무는 바람이 세게 불면 뿌리채 뽑힙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뿌리가 나무를 지탱하는 것처럼 커서 우리 사회의 뿌리와 같은 역할을 기대하며 일년을 보냈습니다. 여러분의 날이기에 더욱 의젓하고 성숙한 사람이 되면 좋겠어요. 또한 선배들의 자랑스런 전통과 뜻을 되새기며 더욱 멋진 학생이 되도록 다짐도 하고 고민도 함께 하는 진정한 '학생의 날'이 되면 좋겠지요. 늘 건강하고 이쁘게 생활하는 아름다운 숙녀가 되길... 담임이 '학생의 날'을 맞아 추신 ; 떡 식는다. 일찍 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