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MBC 자료사진]
◀앵커▶
전주천 남천교 주변의 버드나무가 남김없이 베어진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지난해 논란이 되자 전주시가 민간과 협의해나가겠다는 입장을 내놨었지만, 하루아침에 벌목이 강행된 건데요.
지난 수년간 조성된 생태하천이 아닌, 명품하천을 만들겠다는 전주시의 개발 방식을 두고 앞으로도 논란이 계속될 전망입니다.
이주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수려한 버드나무 경관을 자랑했던 남천교 인근 전주천변.
하지만, 이제는 갓 베어낸 나무 그루터기들만 남았습니다.
하루아침에 달라진 풍경에 산책 나온 시민들은 당혹스럽다는 반응입니다.
[오대관 / 전주 시민]
"좀 유감입니다. 최근에 벤 것 같은데요. 안 베어도 되는데 왜 그러는지 모르겠어요."
지난해 260여 그루가 무차별적으로 베어진 후 그나마 30그루 가량이 남아있었는데, 이마저도 모두 잘려나간 겁니다.
[이주연 기자]
"하룻밤 새 이렇게 굵직한 버드나무 26그루가 모두 잘렸습니다. 옆에는 봄을 앞두고 미처 꽃봉오리를 틔우지 못한 가지들도 잘려있습니다."
버드나무 벌목은 전주시가 내놓은 '명품하천' 조성의 일환입니다.
오랜 기간 조성한 '생태하천'을 뒤엎고 향후 7년간 사업비 7,085억을 투입해 문화광장이나 체육 공간을 새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입니다.
하천 경관과 생태를 훼손하는 난개발이라는 지적에 시민들과 충분히 협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지만, 하루아침에 뒤엎은 겁니다.
[우범기 / 전주시장(지난 6일)]
"경관이 괜찮은데 그걸 전부 다 없앤다든지 이런 방향으로 갈 건 아니고요. 무차별적으로 벌목하고 그럴 생각은 없습니다."
전주시는 '생태'보다 '치수'에 초점을 맞추고, 벌목과 준설을 비롯한 하천 개발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습니다.
[김성수 / 전주시청 하천관리과 과장]
"유수에 지장 되는 나무는 저희들이 계속 지속적으로 제거를 할 거고요. 통수 단면 확보를 위한 준설도 계속 진행할 예정입니다."
전주천이 국가하천으로 승격됐기 때문에 유지관리가 중요하다는 것이 명분.
지역 주민과 소통 없는 대대적인 하천 정비 논란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입니다.
MBC뉴스 이주연입니다.
영상취재: 함대영, 정진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