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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억 관광개발사업, 어쩌다 '400억 소송'으로?
2024-02-07 2735
조수영기자
  jaws0@naver.com

[전주MBC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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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남원시가 역점 추진한 대규모 관광개발사업이 파국을 맞았다는 소식, 얼마 전 전해드렸습니다.


걱정스러운 것은 민간사업자와 맺은 협약에 따라, 400억대 대출금을 시민들이 떠안아야 한다는 겁니다. 


장밋빛 전망을 앞세워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한 결과 아니냐는 의문이 커지는 가운데, 남원시가 스스로 추진한 사업을 뒤집으면서 일을 키웠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어쩌다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조수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손해배상가액이 무려 408억 원, 두 달여 전 제기된 이 소송에서 수세에 몰린 피고는 남원시입니다.


원고는 '사우스힐모노레일'이란 업체,


남원시 모노레일 관광개발사업에 400억대 자금을 빌려준 일명 '대주단'인데, 운영이 불가능하니 돈을 다 물어내라며 소송을 낸 겁니다.


실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습니다.


지난해 9월 남원시의회 회의록을 보면, 사업비로 쓰여진 400억대 대출을 갚으라는 요구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걱정스러운 질문이 나온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남원시가 시내 한복판에 모노레일 등을 짓는 관광개발 청사진을 내놓은 건 6년 전,


이후 민간사업자가 400억대 빚을 내, 시설을 짓고, 재작년부터 운영에 들어갔지만 영업부진을 겪다 1년여 만에 문을 닫으면서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운영 수익으로 해마다 20억 이상을 갚아나가긴커녕 빚더미에 오른 겁니다. 


남원시가 민간사업자와 체결한 협약서입니다. 


대체 사업자를 찾지 못할 경우 빚부담은 고스란히 남원시가 지도록 되어 있습니다.


100% 빚보증을 서기로 약속한 것이 확인됩니다.


당시 남원시가 이런 불리한 협약을 맺은 이유, 부메랑이 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지난 2020년 남원시의회에서 열린 관련 상임위원회 회의록,


만일의 경우 대출원리금을 남원시가 갚아야 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며 협약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남원시는 손해 보는 일이 거의 없을 거라며 자신감을 피력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관광개발사업의 미래를 마냥 낙관하고 있었던 겁니다.


근거가 된 경제타당성 조사에서 예측한 연간 수요는 약 30만 명,


매달 2만 명 이상이 찾아줄 거란 확신에 덜컥 400억대 대출의 보증을 섰지만, 현실은 기대를 밑돌아 애초 사업성을 부풀려 무리하게 추진하것 아니냐는 의심마저 사고 있습니다.


이러다보니 지자체가 100% 빚보증을 서면서 민간사업자의 모든 위험부담까지 떠안는 사업 방식은 지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광수 / 전 미래에셋 애널리스트]

"보증을 통해서 투자유치를 할 수밖에 없는 한국적 현실이 있고요. 그래서 지급보증을 안 서더라도, 안 해주더라도 투자자들이 자동으로 몰릴 수 있는 그런 사업을 발굴해야 되는 게 가장 기본인 것 같습니다."


이와 관련해 사업 총책임자였던 이환주 전 남원시장은, 시설 개장을 앞두고 시장이 교체됐고, 민간사업자와의 협약 등을 문제 삼아 사업이 본 궤도에 오르지 못해 지금의 상황에 이른 것이라는 해명입니다.


[조수영 기자]

"남원관광개발 사업에 자금을 댄 대주단과 남원시 간의 400억대 소송의 첫 재판이 다음달로 다가오면서, 책임공방은 이제 법정에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습니다."


MBC뉴스 조수영입니다.


영상취재: 강미이

그래픽: 문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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