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자료사진]
◀ 앵 커 ▶
다가구주택 건축주들이 새마을금고의 이상한 대출로 신용불량자가 됐다는 사실, 지난해 전해드린 바 있습니다.
해당 금고 이사장과 시공사 대표이사가 전직 익산 시의원 출신이어서 짬짜미 의혹이 불거질 수밖에 없었는데요.
직원 3명이 파면된 가운데 이사장은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고, 경찰 수사는 1년째 답보 상태여서 피해자들만 가슴을 치고 있습니다.
이주연 기자입니다.
◀ 리포트 ▶
1년 넘게 멈춰 선 다세대주택 공사 현장.
노출된 철근에 곳곳에 거미줄, 유치권을 행사한다는 현수막이 여전합니다.
지난해 3월 준공됐어야 하지만 공사가 멈춘 사이 습기마저 차면서 재공사를 하려면 철거부터 해야 하는 상황, 피해 금액은 100억이 넘습니다.
[건축주]
"저희 투자자들 및 건축주들이 전부 지금 경제적인 이유로 신용불량자가 됐고,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공사를 하지도 않았는데 새마을금고 측이 대금을 지급해버렸기 때문입니다.
지난 2022년 8월, 흙바닥상태로 본격적인 작업이 시작되기도 전에 20억,
30%가 진행됐을 때까지 총 35억이 건축주들 모르게 모두 시공사로 넘어갔습니다.
시공사 측은 새마을금고가 이런 사실을 알면서도 규정을 어기고 대출을 해줬다며 공모를 인정합니다.
[시공사 00건설 이사]
"(제가 공모를) 인정했죠. 그건 사진도 있고 다 있으니까. 현장이 시작되기 전에 대출이 나온 건 맞죠. 뭐가 이상이 있었으면 (새마을금고가 대출을) 안 해줬어야지 맞지 않을까.."
돈을 받아 간 업자가 금고 측에 책임을 미루는 이상한 상황.
업체 대표인 아버지가 새마을금고 이사장과 함께 과거 익산 시의원을 역임했기 때문 아니냐는 의문만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새마을금고 중앙회 역시 관련자를 중징계하면서 있을 수 없는 일임을 인정했습니다.
[이주연 기자]
"전직 시의원인 해당 새마을금고 이사장은 이번 달부터 직무정지 2개월을, 직원 3명은 징계면직 조치를 받았습니다."
한도대출 임의출금과 기성고대출 취급 부적정 등을 모두 인정한 겁니다.
금고 측이 편의를 위해서라며 건축주들의 통장과 인감을 받아내 대출을 해줬다는 사실까지 확인했습니다.
직원 3명이 파면을 당할 정도로 심각한 사안인데 문제의 이사장은 오는 10월 직무정지가 끝나며 복귀할 예정이어서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새마을금고 중앙회 관계자
"저희가 일단 수사기관에 의뢰를 해놓은 상태라, (공모 관련해서는) 수사기관 결과를 한 번 지켜봐야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경찰 수사는 1년이 넘도록 지지부진해 피해자들만 답답함을 호소합니다.
전직 시의원들만 빠진 꼬리 자르기 수사로 흐르는 것 아니냐는 의문만 무성합니다.
[건축주]
"누구든지 의혹이 가죠 당연히. 수사 기록을 봐야 되겠지만 그럼 당연히 수사 의혹이 있고 외압 의혹이 있고 뭐든지 의심이 가지 않습니까?"
피해 건축주들은 경찰 수사와 별개로 검찰에 진정서를 접수하고, 금고 이사장과 시공사 측의 결탁 의혹 해소를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MBC뉴스 이주연입니다.
영상취재: 정진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