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완주군 경천면 신흥계곡에 종교단체 관계자가 불법으로 부지를 성토해 논란이 컸는데요.

2년이 지난 지금도 자연은 회복되지 않고 있습니다.

완주군이 행정대집행을 미루는 사이 부지에서 돌덩이가 굴러떨어지고, 공사용 도로는 깊이 패어 재해 위험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주연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계곡 사이의 편평한 땅 위에 흙이 4~5미터 높이로 쌓아 올려진 부지, 

그 아래로 커다란 돌덩이들이 굴러떨어졌습니다. 

공사를 위해 대형 트럭이 오갔던 길은 집중호우에 흙이 쓸려나가면서 골이 깊게 파였습니다. 

2년 전 한 종교단체 관계자가 완주 경천면의 신흥계곡에서 진행했던 불법 공사의 상흔이 더 깊어진 겁니다. 

[이주연 기자]

"불법 흙 쌓기 공사가 진행됐던 이곳은, 강하고 많은 양의 비가 내리면서 계곡을 따라 이렇게 무너져 내리고 있습니다."

바위와 흙이 쓸려 내려가면서 일부 구간은 1미터가 넘는 깊이로 파여 박혀 있던 바위들이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이정현 / 전북환경운동연합]

"복구가 안 되니까 지반이 안정화되지 않으면서 비탈이 무너지고 길이 파이면서 그 초석이 하천으로 흘러들어가서 아래쪽 마을의 홍수 피해를 키우고 있습니다."

불법공사가 진행된 지 2년이 지나도록 원상복구가 되지 않으면서 환경단체는 완주군의 미온적인 태도에 문제를 제기합니다. 

수차례 계고장을 보냈을 뿐 강제력이 있는 행정대집행 절차에 나서지 않기 때문입니다.

[완주군청 관계자(음성변조)]

"행정대집행을 하고 구상권을 받으면 저희가 이거를 진행을 하겠는데 일단 행정대집행 요건 자체가 조금 불성립한다고 얘기를 들었기 때문에.."

완주군은 대집행 요건이 충족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지난해 편성된 원상복구 설계 추경예산 3천만 원도 자체 감액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승수 / 공익법률센터 농본 대표]

"불법적인 개발 행위를 누구나 마음대로 할 수 있다면 사실은 우리나라의 국토계획이나 산지 관리나 이런 법질서가 다 무너지는 거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신속하게 완주군이 행정대집행 같은 조치를 취하는 게.."

불법적인 개발행위가 2년째 바로잡아지지 않으면서 추가적인 환경 훼손과 재해 발생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주연입니다.

영상취재: 조성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