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찜통더위가 연일 계속되면서 가축들이 맥없이 쓰러지는 일이 빈발하고 있습니다.

전국적으로 70만 마리가 폐사한 가운데 전북에서도 폐사 가축이 10만 마리를 넘어선 건데요,

밤낮으로 이어지는 더위에 시설 보완은 요원해 힘겨운 여름나기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전재웅 기자입니다.

◀리포트▶

황소들이 힘없이 바닥에 누워 더운 숨을 내쉽니다. 

정오를 넘긴 시각 더위가 극에 달하자 소 콧망울에 송글송글 맺힌 땀이 수없이 떨어집니다.

연일 폭염, 주변 농가에서 가축 폐사 소식이 들려올 때마다 불안감이 엄습합니다.

[안태강 / 정읍 이평면]

"농장에 왔다 가면서 거의 샤워를 한 5~6번 합니다.. 더위에 못 견디다 보니까 (소가) 넘어지거나 많이 사료를 못 먹어서.."

낮 최고 35도를 넘나드는 날이 이어지면서 가뜩이나 취약한 양계 농장은 더욱 비상이 걸렸습니다. 

외부의 더위를 차단하는 이중 지붕과, 적정 온도를 맞출 수 있는 냉각 팬까지 구비한 최신형 농장, 

26도 안팎의 그나마 나은 환경을 만들 수 있지만, 해마다 냉각 시스템 가동 일자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병환 / 정읍 감곡면]

"습이 높고 날씨가 덥고 그러다 보면 (닭들이) 날씨에 영향을 받는데.. 농가가 재정적으로 부족한 곳이 많아요."

온열 질환자가 도내에서만 130명을 넘어설 정도로 밤낮으로 더운 날씨가 이어지는 상황, 

폭염에 무방비로 노출된 가축의 피해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전재웅 기자]

"연일 이어지는 기록적인 더위에 가축 10만 마리 이상이 폐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12일까지 보고된 전북의 가축 피해는 10만 6,000여 마리로 10만 마리를 훌쩍 넘겼습니다. 

닭이 9만 4천여 마리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돼지가 5,800여 마리, 오리도 5천여 마리에 달합니다.

축산당국은 일단 폭염 대응 시설 지원 등에 27억 원을 지원한다는 계획, 

하지만 설비 보강이 쉽지 않고, 노후화된 축산 농장이 적지 않아 가축들의 힘겨운 여름나기는 계속될 전망입니다. 

MBC뉴스 전재웅입니다.

영상취재: 정진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