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자료사진]
◀ 앵 커 ▶
국가기관을 속여가며 연구비 수십 억 원을 추가 사용하고, 인건비를 착복한 혐의로 국립군산대 이장호 총장이 구속 기로에 섰습니다.
각종 연구비 유용 의혹에 대한 전주MBC 보도 이후 1년 가까이 해경이 수사를 벌이고, 검찰이 사안의 심각성을 들어 구속 영장을 청구했기 때문인데요.
법원의 영장 발부 여부는 늦어도 오늘 밤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박혜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군산대 이장호 총장이 빠른 걸음으로 법원 안을 들어섭니다.
검찰이 이 총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함에 따라 영장 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한 겁니다.
사기 혐의를 인정하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습니다.
[이장호 / 국립군산대 총장]
"(에기평 상대로 연구비 유용한 거 혐의 인정하시나요?)수고 많으십니다.(연구원 성과급 착복한 혐의 인정하시나요?) .... "
검찰은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고, 사안이 중대한 만큼 지난 7일 이 총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습니다.
[박혜진 기자]
"해경이 압수수색을 단행한지 10개월 만에 이 총장에 대한 구속영장 심사가 이뤄졌습니다."
2시간의 심문을 마치고 손목에 수갑을 찬 채 나타난 이 총장은 심문 전과 달리 굳은 표정으로 호송차에 올랐습니다.
[이장호 / 군산대 총장]
"(군산대 총장으로서 입장 표명하실 생각 없으신가요?) ..."
지난 2018년 해상풍력연구원장 당시 국비 127억 원을 받아 연구를 진두지휘한 이장호 총장.
해경은 이 총장이 핵심 터빈을 구하지 못해 해상풍력 연구가 중단됐는데도 연구비를 교부한 산자부 산하 국가연구 지원기관을 속여가며 22억 원을 추가 사용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 국가연구 지원기관과 군산대가 2년 간 진행해 온 소송 결과를 봐도 지난 2월 이미 법원은 군산대가 추가 사용한 14억 2,500여만 원을 국가에 반환해야 한다며 국가 연구비를 추가 사용한 사실이 확인된 바 있습니다.
해경은 또 이 총장이 당시 연구에 참여한 연구원들에게 지급된 성과급 등 인건비 수천만 원을 되돌려 받아 챙긴 것으로 보고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법원의 영장 발부 여부는 늦어도 오늘 밤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연구는 좌초해 가는데 100번의 한우 회식으로 논란이 된 국립대 총장이 사기 혐의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는 이례적인 일이 벌어지면서 대학 측에 미치는 타격도 상당할 전망입니다.
MBC뉴스 박혜진입니다.
영상취재: 강미이
그래픽: 안희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