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MBC 자료사진]
◀앵커▶
전북대 재학생과 졸업생 등 32만 명의 개인정보가 빼돌려지면서 금융 피해, 사기 피해로 연결되지 않을까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해킹 공격 이후 사기 시도 문자가 잇달아 도착했다는 증언이 이어지면서, 가족들까지 범죄에 당하지 않을까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개교 이래 77년간 모든 대학 관계자의 자료가 탈취됐다는 사실에 재학생과 졸업생들은 실망과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자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모르는 전화번호와 국제전화로 발송된 문자들입니다.
채무 불이행 등 손해배상 사기 사건이 접수됐다며 의문의 링크가 달려 있습니다.
또 본인을 기억하냐 데리러 와달라며 대화 아이디 링크가 포함된 문자도 연달아 도착했습니다.
다른 학생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온라인 도박장에 들어갈 수 있다는 링크, 거짓으로 택배가 발송됐다는 문자 등 신종 사기 문자가 적지 않습니다.
전북대 재학생과 졸업생, 심지어 가족에게까지 발송됐다는 정체불명의 문자들.
어제(1일) 전북대가 해킹 피해를 공지하고 나서야 뒤늦게 의문이 풀렸습니다.
[이서영 / 전북대학교 2학년]
"저희 부모님께서도 전북대 졸업생이시라 유난히 이번 주 일요일부터 해외에서 스팸 문자가 많이 왔다고 하더라고요."
지난달 28일 해킹 당시는 이번주 시작된 수강신청에 앞서 수업시간표 확인 등을 위해 학생들의 로그인 접속이 늘어났었던 시점,
본인 이름과 생년월일뿐 아니라 성적과 부모님 성함까지 등 최대 74개 항목이 빠져나갔다는 소식에 학생들은 극도의 불안감을 호소합니다.
[조민혁 / 전북대학교 2학년]
"수강 신청 기간이기도 해서 좀 그랬는데. 딱 보는 순간 부모님한테 먼저 연락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조금 무섭기도 했고."
재학생 중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사흘이 넘도록 해킹 사실을 알리지 않은 학교 측의 미온적 대처에 실망과 불만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심유겸 / 전북대학교 3학년]
"도용될 수도 있고 하니까. 그래서 걱정이 된 것 같아요. 카톡방에 올라온 것 보니깐 저처럼 막 걱정하기도 하고 화내는 친구도 있고."
한해 4천 500명 정도 입학한 전북대에서 무려 32만여 명의 개인정보가 빼돌려진 희대의 사건,
전북대는 지난 1947년 개교 이래 77년간 대학을 다녀간 모든 재학생과 졸업생 관련 자료가 탈취됐다는 사실을 공식 인정했습니다.
교육부로부터 대학 정보 보호 수준 진단 '우수' 등급을 받았다는 국립대의 정보 관리가 이정도였냐, 민낯이 드러났다는 지적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MBC뉴스 정자형입니다.
영상취재: 조성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