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 : 대한체육회
'영화 주인공' 같은 면모로 SNS는 물론 CNN까지 주목하고 있는 사격 국가대표 김예지 선수가 6년 전 선수 생활을 접을 뻔 했던 것으로 알려져 그 사연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지난달 28일 파리 올림픽 여자 10m 공기권총 종목에서 은메달을 딴 뒤, X(구 트위터)에는 3개월 전 ISFF 바쿠 월드컵에서 사격을 마친 김예지 선수의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3,400만여 조회수를 기록하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무심하게 방아쇠를 당긴 뒤, 세계 신기록을 달성하고도 날카로운 무표정으로 표적지를 응시하는 모습에, 일론 머스크는 "액션 영화에 캐스팅돼야 한다"는 답글을 달았습니다.
이 밖에도 미국 패션 잡지 GQ는 '인터넷은 이미 가장 차가운 스타일의 스타로 꼽았다'며 뒤집어 쓴 모자부터 안경, 허리에 찬 코끼리 인형까지 스타일을 분석하는 등 수년 전까지만해도 무명의 선수였던 김예지 선수는 이번 대회 출전으로 세계 최고의 '밈 스타'로 등극한 겁니다.
10여 년 동안의 선수 생활 끝에야 만개한 김예지 선수의 경력에는 위기의 순간이 있었습니다.
현 소속팀인 임실군청에 자리 잡게 된 건 지난 2018년, 하지만 곧바로 그해 중순부터 2019년 초까지 짧지 않은 공백기가 있었습니다.
주변인 등에 따르면, 당시 성적이 그렇게 좋지는 못했던 김예지 선수는 팀 내부 사정에다, 결혼과 출산 등의 문제까지 닥치면서 선수 생활을 계속 이어갈 것인지 고민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다시 복귀한 건 그 당시 임실군청에 새로 부임해 김 선수의 가능성을 보고 복귀를 적극적으로 설득했던 곽민수 감독 덕분이었습니다.
(사진출처 : 임실군청)
복귀 뒤에도 환경이 좋지는 않았습니다.
전북도에서 세운 종합사격장을 훈련장으로 쓰고 있는데, 2003년 준공돼 20년이 넘은 노후 사격장으로, 최근 대회에서는 비까지 새면서 망신을 당할 정도로 낡았습니다.
어린 아이를 키우면서도 이 같은 훈련장에서 주말을 반납한 채 훈련에만 매진해오기를 6년, 그동안 감독과 팀, 임실군은 지원을 아끼지 않으며 기다려줬고, 지난해부터 각종 국내대회에서 입상해 올해는 월드컵 우승까지 거머쥐며 그 결실을 보기 시작한 겁니다.
임실군에 따르면, 김예지 선수는 "남은 종목에도 최선을 다해 제2의 고향인 임실을 알리는 데 일조하겠다"는 메세지를 전해왔다고도 합니다.
세계를 그야말로 '치이게' 했던 주 종목 25m 화약권총은 오늘(2일) 본선에 이어 내일 결선 경기가 예정돼 있는 상황.
김 선수의 고향인 충북 단양군이 먼저 "거리 응원전을 열겠다"며 나서자, 이에 질세라 임실군도 대책회의까지 열며 어떻게 힘을 보탤지 응원 방법을 모색하려 한다는 후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