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MBC 자료사진]
◀앵커▶
그야말로 물폭탄이 떨어진 하루였습니다.
이번 비는 특히 도내 북부지역에 집중됐는데 군산 어청도에서는 시간당 146mm라는, 기상관측 이래 가장 높은 수치가 기록됐고 익산 함라 역시 125mm의 폭포수 같은 빗물이 쏟아졌습니다.
수마가 할퀴고 간 군산과 익산의 호우 피해 현장, 정자형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하늘에 구멍이 뚫린 듯 세찬 비가 쏟아지고 누런 황톳물이 폭포처럼 집안을 흘러나옵니다.
오늘(10일) 새벽 1시쯤 시간당 146mm이라는 물폭탄이 쏟아졌던 군산 어청도,
자동기상관측소에서 측정돼 공식 기록은 아니었지만 그간 관측된 시간당 강수량 가운데서는 가장 높았습니다.
[김성래 / 군산 어청도 이장]
"처음 봤어요. 그냥 물동이로 갖다 부었다는 표현이 맞아요. 얼마나 비가 왔는가. 한 15개 집 정도 침수가 된 걸로."
밤사이 전북 지역 시간당 강수량은 군산 어청도가 146mm로 가장 많았고, 군산 131.7mm, 익산 함라 125.5mm, 익산 여산이 95.5mm 등을 기록했습니다.
[김은화 / 전주기상지청 예보관]
"수증기 공급도 강해짐에 따라 북쪽의 건조공기 사이에서 비구름이 압축되고 강하게 발달하면서 매우 강한 비가 집중됐습니다."
짧은 시간 집중된 폭우로 차량이 다녀야 할 군산 시내 도로는 그야말로 물바다가 됐습니다.
차체 절반 이상이 잠긴 승용차가 물살을 가르며 어렵사리 주행을 이어가고, 부러진 나뭇가지 등 부유물이 둥둥 떠다닙니다.
군산의 한 아파트에서는 새벽 2시 30분쯤 야산에서 토사가 쓸려 오는 산사태가 발생해 쑥대밭이 됐습니다.
엿가락처럼 휘어진 철제 펜스 주위로 흙더미가 떨어지면서 주위 차량들은 바퀴 절반이 흙에 박힌 채 오도 가도 못하고 있습니다.
[정자형 기자]
"인근 야산에서 밀려 내려온 빗물의 무게를 이기지 못한 철제 펜스가 무너져 내리면서 토사가 그대로 아파트를 덮쳤습니다."
아파트로 밀려 내려온 흙이 창문 틈과 하수구 배관을 타고 집안까지 들이닥치기도 합니다.
[김귀자 / 군산시 성산면]
"한 번도 안 그랬어요. 창문을 열어두면 비는 들이쳐도 이렇게 흙탕물이 올라오지는 않았지. 그런데 창문으로 다 올라왔잖아요."
수마가 2년째 할퀴고 간 익산 망성면과 용안면 일대도 그야말로 물에 고요히 잠겼습니다.
성인 무릎 높이까지 물이 들어찬 익산의 한 오리 농가, 그간 정성껏 길러 온 오리 2만 마리가 밤새 집단 폐사했습니다.
[최장식 / 오리 농장 주인]
"10분에서 20분 사이 다 잠겼어요. 아침에는 통제돼서 차들도 못 다녔고. 저만 혼자 왔다 갔다 하면서."
현재까지 인명 피해는 없지만 극단적인 호우를 기록한 군산과 익산을 중심으로 가축 12만 마리가 집단 폐사하고 343ha 규모의 농경지가 침수되는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전북자치도는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1단계를 가동해 재난 피해 상황을 지속적으로 살피고 있습니다.
MBC뉴스 정자형입니다.
영상취재: 진성민, 조성우, 정진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