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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한 유통 '품질유지기한'.. 확인은 '소비자 몫'
2024-07-04 948
박혜진기자
  hjpark@jmbc.co.kr

[전주MBC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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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맥주 등 일부 식품에 적용되는 품질유지기한이 무기한 유통의 빌미가 되고 있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최상의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기한을 표기한다는 당초 취지와는 달리, 일부 유통업체들이 기한이 지나도 유통할 수 있다는 권리만 강조하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애꿎은 소비자와 판매점주간 분쟁의 불씨가 되기도 하지만, 이를 보완할 대책은 검토되지 않고 있습니다.


박혜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2007년 식약처가 도입한 품질유지기한 제도. 


부패 우려가 비교적 적은 통조림과 맥주 등에는 소비기한 대신 강제력이 없는 품질유지기한을 표기할 수 있도록 제조사에 선택권을 부여했습니다.


[박혜진 기자]

"제조사 선택에 따라 사실상 무기한 판매가 가능하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전문가들은 품질유지기한을 어떻게 정의할까요?


한국식품과학회가 발간한 식품과학사전에서는 품질유지기한을 "최상의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마지막 날짜"라고 정의합니다.


다시 말해 이 날짜가 지나면 품질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뜻입니다.


[정 철 교수 /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양조학 전공]

"(기한이 지난 맥주는) 종이박스 같은 그런 냄새, 그런 맛으로 변하는 품질이 저하되는 현상인데, 이물도 생길 수도 있고 침전물도 생길 수도 있고.."


하지만 일부 유통현장에서는 품질유지기한이 본래의 도입 취지보다는 기한을 아무리 넘겨도 판매할 수 있다는 권리로서만 강조됩니다.


심지어 편의점에서 팔리는 일부 맥주는 품질유지기한을 1,2년 넘긴 제품까지 유통되고 있습니다.


[00편의점 기업 관계자(음성변조)]

"품질유지기한은 기한이 지나도 제재할 법적 근거는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결국 품질유지기한에 대한 사전 정보를 습득하고 꼼꼼히 확인한 뒤, 구매를 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하는 부담은 고스란히 소비자의 몫으로 남겨졌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품질유지기한을 소비기한으로 혼동한 소비자와 판매자 간의 분쟁도 끊이지 않습니다.


[편의점 점원(음성변조)]

"제가 환불 처리해드릴게요, 이거 다 저는 다 폐기 처분이거든요."


[편의점 점원(음성변조)]

"표기가 다 다르고 반품도 안 되고 (재고 처리가) 좀 힘들기는 해요." 


그러나 정부는 "오히려 소비기한과 품질유지기한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혔다"라고 강조합니다. 


다른 나라들도 이 제도를 따르고 있다며 문제 될 게 없다고도 덧붙입니다. 

 

식약처는 품질유지기한 경과로 부패가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꼼꼼한 확인을 권장하면서도, 무기한 유통과 관련해 보완할 대책은 따로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MBC뉴스 박혜진입니다.


영상취재: 김종민

그래픽: 문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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