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MBC 자료사진]
◀앵커▶
세계 최고 수준의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했다는 전북대의 홍보 활동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커지고 있습니다.
명망 높은 교수의 논문까지도 허위 논란이 제기되면서 교육부가 감사에 나선 것으로 확인된 건데요,
각종 의혹에 닷새간의 강도 높은 감사가 진행된 가운데 해외에 체류 중인 교수들이 귀국하는 대로 교육부가 추가 조사에 나설 방침입니다.
이주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세계적으로 저명한 한 학술지에 전북대 교수의 논문이 실렸다는 대학의 홍보 글입니다.
해당 국제 저널은 우수 등재지인 SSCI급, 학교의 명성을 드높였다는 내용이 실려 있습니다.
전북대가 지급한 1,000만 원의 포상금을 해당 교수들이 전액 학교에 기부했다는 아름다운 사연입니다.
하지만 해당 글이 최근 갑자기 삭제되면서 의문이 커지고 있습니다.
전북대 홈페이지에는 열람할 수 없다는 표시만 떠 있을 뿐입니다.
교육부 감사 진행과 관련된 취재가 시작되자 벌어진 일입니다.
[전북대 관계자 / 음성 대독 (지난달 24일)]
"(논문 자체가 찾을 수가 없어서 이거를 그때 당시에 어떻게 확인을 하고 포상금을 준 건지..) 그러니까요. 너무 오래된 얘기라.. 예전에는 포상금 지급 제도가 있었는데.."
당시 전북대 실장급 주요 보직자가 미담의 주인공 중 한 명입니다.
2012년 5월 21일에 대학 홍보실이 작성하고 12년째 게시됐던 글이 왜 삭제된 걸까?
논문이 등재됐다는 사이트에 검색해 봤습니다.
제목을 검색하면 관련 논문이 나와야 하지만, 어떤 결괏값도 나오지 않습니다.
출판되지 않은 논문이라는 의미인데 실제 해당 저널 측은 존재하지 않는 논문이라는 공식 답변을 해왔습니다.
게시글이 왜 삭제됐냐고 문의하자 전북대는 해당 글을 다시 게시했지만, 삭제했던 이유를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달 17일부터 5일간 전북대를 상대로 교육부의 반부패 담당 부서가 집중 감사를 벌인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입니다.
[교육부 관계자(음성변조)]
"지금 진행 중인데요. 학교에는 다 지금 공문이 가서 진행 중에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사안조사 실시 통보 그렇게 해서.."
학내에서도 교육부 감사 결과를 예의주시하는 모습입니다.
[이주연 기자]
"문제의 학과 전반과 관련 연구소를 대상으로 일주일 가까운 감사가 진행됐기 때문입니다."
전북대 관계자들은 "대학을 대상으로 감사를 벌이는 경우는 봤어도, 단대를 지정하거나 학과를 지정하는 경우는 잘 없는데 특이한 것 같다"는 반응입니다.
교육부 감사에 앞서 해당 학과에서는 여러 의혹들이 제기된 바 있습니다.
강의계획서에 표시된 교수와 실제 강의한 교수가 달랐다는 대리 강의 문제가 제기됐을 뿐 아니라,
특정 사업단이 개설한 외국어 특강의 경우 실제로는 수업이 이뤄진 바 없이 특강료만 지불됐다는 말도 나오고 있습니다.
대학혁신지원사업의 일환인 특강 역시 타 대학에 재직하는 친인척 교수의 이름을 올려놓고, 허위 결과 보고서를 제출했다는 논란도 불거졌습니다.
[교육부 관계자(음성변조)]
"사안이 여러 가지 제보가 들어와서 그것들에 대해서 이제 다 조사를 하는 거고요."
교육부는 참고인인 교수 몇 명이 해외에 나가 있어 돌아오는 대로 추가 조사에 나서겠다는 계획,
미담으로 각색된 국립대 교수의 허위 논문 논란을 비롯한 각종 의혹이 실체를 드러낼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주연입니다.
영상취재: 정진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