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자료사진]
◀앵커▶
전통 사찰 대부분이 불길에 취약한 목조 건물인터라 삽시간에 화염에 휩싸이곤 합니다.
도내에서는 김제 망해사가 국제 명승 지정을 앞두고 잿더미로 변한 적 있는데요.
소방 당국의 점검에만 기대지 말고, 사찰 관리자와 지자체가 방재 대책 수립이 시급한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정자형 기자입니다.
◀리포트▶
아름드리 팽나무 뒤로 푸른 만경강과 서해바다가 드넓게 펼쳐진 김제 망해사.
지난 4월 화재로 절의 중심 역할을 하던 극락전이 소실된 자리엔 천막이 자리 잡았습니다.
국가지정유산 명승 지정을 코앞에 두고 발생한 화재였던 터라 안타까움을 낳았습니다.
[망해사 자원봉사자]
"불이 났다고 하니깐 걱정돼서 오신 분들도 꽤 있었고. 너무 안타까워서 와봤다고."
국가유산청 자료에 따르면, 법당 천장에서 불길이 시작된 점으로 미뤄 원인은 '전기 누전'으로 추정됩니다.
방재 시스템이 있었지만 십수 년 전에 설치돼 노후된 데다 불에 타버려 흔적 조차 찾을 수 없습니다.
이처럼 지난 2019년부터 최근까지 도내에서 발생한 사찰 화재는 9건,
매년 1~2건씩 꾸준히 발생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목조 건물이라 순식간에 번져 진화의 골든타임도 10분 이내로 짧은 것이 특징입니다.
방재 시스템과 같은 예방대책 수립과 소화기나 소방호스를 이용한 초기 진화가 중요합니다.
[김용균 / 전북자치도 소방본부 예방총괄팀장]
"촛불 등 화기 주의와 노후 전기시설 점검 교체와 같은 화재 예방을 위한 실천이 필요하며 화재 방재 시스템, 비상소화장치 등 시설 확충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현행법상 소방당국은 화재 경보 장치의 유지·보수를 명령할 권한조차 없는 것이 현실,
결국 사찰 소유자나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화재 예방에 나서는 것을 독려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국가유산청 관계자]
"대부분 것들은 사실 소유자 관리가 원칙이기 때문에. (관리)단체로 또 지정이 되니깐."
김제시는 망해사 명승 지정을 계기로 화재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인데, 도내에 산재한 여타 천년 고찰에 대한 방제 대책은 여전히 사각지대에 놓여 있습니다.
MBC뉴스 정자형입니다.
영상취재: 조성우
그래픽: 문현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