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MBC 자료사진]
◀앵커▶
정부의 예산 삭감으로 지역의 공연 예술계가 고사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전북자치도 대표 상설공연인 '몽연'까지도 예산을 받지 못해 올해는 막을 올리지 못한 건데요,
전주시 등 몇몇 지자체가 지원하는 마당창극만 간신히 지자체 상설공연의 명맥을 이어가는 형편입니다.
정자형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복을 입은 배우들이 목청껏 노래를 부르며 일사불란한 군무를 펼칩니다.
전라감사의 절절한 사랑 노래가 기와집 모양 야외 무대에 울려 퍼집니다.
전주한벽문화관이 지난해 처음 선보인 마당창극 '오만방자 전라감사 길들이기',
겨울 공백기를 마치고 내일(24일)부터 오는 10월까지 대장정에 돌입하는 겁니다.
탐욕스러운 모습으로 백성들을 괴롭히던 전라감사가 사랑에 빠지면서 새로운 인간으로 변해가는 이야기가 눈과 귀를 사로잡을 예정입니다.
[오진욱 / 연출가]
"전라감영의 전라감사로부터 이야기를 시작해서 전주의 아름다운 팔경도 담아봤고. 전주를 대표할 수 있는 것들을 작품 속에 담아봤습니다."
단발성으로 끝나는 다른 공연에 비해 지정된 장소에서 장기간 진행되는 것이 특징인 상설공연.
지역을 대표하는 공연으로 명성을 쌓아가며 지역 예술계를 유지, 성장시키는 발판이 될 수 있습니다.
[고정석 / 전주한벽문화관 브랜드공연팀장]
"지역의 예술가하고 우리 재단하고, 지역의 여러 소재가 함께 어우러져서 탄생하는 게 상설공연이지 않을까."
그러나 공연 수익과 직접 연결되는 관람률은 여전히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전북 지역 전체 공연 관람률은 49%에 그쳐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30%p 감소한 수준,
이러다보니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이 절실한 상황인데 도리어 예산에는 칼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정부가 전북자치도에 출연하던 예산 3억 9천만 원도 삭감되면서 전북 대표 상설공연 '몽연'이 작년을 끝으로 막을 내린 것이 현실입니다.
[전북자치도문화관광재단 관계자]
"지역 예술인들이 직접 하기는 어려우니깐 저희가 지원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어렵고 긴 호흡이 필요한 사업이다 보니."
문화 예술을 집중 지원하겠다던 대통령 공약과 달리 거꾸로 가는 정책,
지역의 공연 시장은 더욱 위축되고,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문화예술계의 침체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MBC뉴스 정자형입니다.
영상취재: 강미이
영상제공: 전주한벽문화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