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MBC 자료사진]
◀앵커▶
지역 문화 예술계가 살얼음판을 걷는 가운데 군산시의 시립예술단마저도 존폐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지자체 투입 예산 대비 효과가 크지 않다며 군산 시의회가 사실상 시립예술단의 해체를 요구한 건데요.
공공 성격의 예술을 경제성으로 재단할 수 있느냐며 공청회에서 고성이 오가는 등 공방이 가열되고 있습니다.
이주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준비된 150여 석의 좌석이 부족할 정도로 많은 시민들이 군산시립도서관에 모였습니다.
'시립예술단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라는 주제로 시민들의 의견을 듣는 공청회에 참여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발표가 시작된 지 20분도 채 되지 않아 날선 공방이 시작됐고, 공청회 내내 이어졌습니다.
"(토론 시간에 질문하시면 안 되겠습니까?) 발제자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데."
창단 40년을 바라보는 군산시립합창단과 교향악단이 조만간 해체될 위기에 처했기 때문입니다.
시의회가 공연비 전체 예산인 4억 300만 원을 삭감했는데, 경제성이 없다는 것이 주된 이유입니다.
하루 5시간만 근무하는 105명의 단원들이 공무원에 준하는 높은 봉급과 연금 혜택을 받고 있지만, 근태가 불량하고 공연 수준이 지속적으로 저하되고 있다는 겁니다.
과거 행정사무감사에서 몇 차례 지적했지만, 개선되지 않아 예산을 삭감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주장입니다.
[최창호 / 군산시의원]
"시정 조치에 대해서 예술단들이 공무원들의 얘기를 들어주지 않는다 이렇게 보고가 됐습니다. 그래서 경각심 차원에서 (예산 삭감을).."
하지만, 시립예술단은 단순한 '경제 논리'로 예술을 평가할 수 없다고 반박합니다.
설립 목적과 조례에 따라 예술을 향유하기 어려운 시민들에게 봉사해왔고, 지방 문화 예술 발전에 기여해 왔다는 겁니다.
공연에 필요한 개인 연습 시간을 고려하지 않고, 출근시간 대비 급여가 높다는 지적은 예술의 특수성을 이해하지 못한 처사라고 비판했습니다.
[김창수 / 공공운수노조 군산시립예술단 지회장]
"예술적 가치는 경제적 가치의 논리로만 따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들 음악이 주는 가치는 시민들에게 정서적으로 정서적 건강을 위해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해마다 정기 연주회와 찾아가는 음악회 등 50여 차례 공연을 펼쳐온 예술단은, 예산 삭감으로 올해 공연 개최 횟수를 절반 넘게 줄였습니다.
지자체가 운영하는 공공예술단을 경제성으로 재단할 수 있을지, 공청회장 밖에서도 날선 공방은 계속될 전망입니다.
MBC뉴스 이주연입니다.
영상취재: 정진우
화면제공: 군산시립예술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