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MBC 자료사진]
◀앵커▶
권위주의적인 구시대 산물로 여겨진 전북도지사 관사가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했습니다.
한옥마을 한복판에 덩그러니 들어선 양옥건물이 반세기 만에 시민 품으로 돌아오게 된 겁니다.
조수영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전주 한옥마을에 유독 눈에 띄는 새하얀 복층짜리 양옥 건물 한 채,
1971년 전북은행장 관사로 지어진 뒤 1976년에 전라북도가 부지사 관사로 매입한 건물입니다.
과거 유종근 도정부터는 도지사가 거주했지만, 권위주의와 불통, 예산낭비 아니냐는 말이 꼬리표처럼 따라붙었습니다.
새로운 도정이 출범하며 도민에게 환원하자는 논의가 비로소 급물살을 탔던 게 재작년,
그리고 오늘(21일), 옛 도지사 관사에서 시민개방을 알리며 성대하게 열린 개소식 행사는 그래서, 구시대의 마침표를 찍는 시간이었습니다.
[송하진 / 전 전라북도지사]
"8년을 이곳에서 살았고, 이곳에서 그 많은 도정의 정책들도 구상을 했었고..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그런 장소였다고 생각합니다."
지난해부터 공사에 들어가 시민 친화적 공간으로 다시 정비하는 데 들어간 비용은 약 3억 원,
'관사'라는 딱딱한 명칭을 대신할 이름도 새로 지었습니다.
모습 그대로 '하얀양옥집', 줄여서 '하양집'으로 부르기로 한 겁니다.
[정명조 / 전북문화관광재단 예술회관 운영팀장]
"예전부터 여기가 '하얀집' 또는 '양옥집'이라고 많이 불렸다고 이야기를 들었고요. 그 이름들이 쉽고 친근할 것 같다는 생각에.."
[조수영 기자]
"53년 만에 시민들에 개방된 도지사 관사 내부입니다. 원래 이곳은 수행비서 사무실과 주방이 있던 공간이었지만 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한 모습입니다."
이처럼 1층은 도내 청년 예술작가들의 개성 있는 작품 전시공간으로 활용할 예정,
과거 도지사들이 안식처로 쓴 2층은 도정 역사를 정리한 공간과, 서재 등으로 꾸며졌습니다.
무엇보다 비교적 높은 시야에서 한옥마을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힙니다.
[김관영 / 전북자치도지사]
"한옥마을에 오는 많은 관광객들이 이곳을 방문해서 전북의 문화를, 역사를 느낄 계기가 됐으면 참 좋겠습니다."
전북자치도는 한옥마을 관광객 유치를 위해 옛 도지사 관사, '하양집'을 주말 야간시간에 개방할지 검토하는 한편, 필요에 따라 주요 외빈을 접견하는 용도로도 활용한다는 계획입니다.
MBC뉴스 조수영입니다.
영상취재: 정진우
그래픽: 문현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