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MBC 자료사진]
◀앵커▶
10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전주 세월호 분향소에서 불이 났습니다.
방화에 가능성을 두고 수사하던 경찰은 라이터를 이용해 불을 낸 뒤 도주한 60대를 붙잡았는데요.
철거 여부를 놓고 갈등을 빚어온 분향소가 계속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집중됩니다.
이주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10주년을 맞은 전주 세월호 분향소.
천막은 불에 타 절반 가까이 소실됐고, 코드가 꽂혀 있지 않은 온풍기와 의자 등이 불에 타 형체가 일그러졌습니다.
[이병무 / 세월호 분향소 지킴이]
"이게 현실인가 정말 믿을 수가 없더라고요. 희생자들에게 미안하고 유가족에게 너무 미안합니다."
불이 난 시각은 저녁 8시 반쯤입니다.
분향소는 오후 6시까지만 운영돼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습니다.
[이주연 기자]
"아직도 현장에는 매캐한 냄새가 나는데요. 불은 천막 안에 있던 영정과 노란 리본, 의자 등 집기류를 태우고 10여 분 만에 진화됐습니다."
피해는 크지 않았지만, 화재의 원인을 두고 누군가 일부러 불을 냈을 가능성이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해당 분향소는 전기가 차단된 상태인데다 촛불을 사용하는 제단 쪽에는 탄 흔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분향소 관계자들은 불에 탄 천막을 새 천막으로 교체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지난 10년간 이미 갈등을 겪어 와 이번 화재로 갈등이 번질 우려도 제기됩니다.
전주시는 지난 2022년, 분향소의 자진철거 구두 계고와 함께 시정 명령을 내린 바 있고, 분향소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도 다양하기 때문입니다.
[전주 시민]
"(분향소) 없어져야 한다고 외부 사람들도 얘기하더라고요."
분향소 측은 진상 규명이 끝나지 않았다며 자리를 지키고자 하는 가운데, 경찰은 라이터로 불을 낸 뒤 도주한 60대를 붙잡아 범행 동기 등을 조사 중입니다.
MBC뉴스 이주연입니다.
영상취재: 정진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