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MBC 자료사진]
◀앵커▶
가로주택정비 사업이란 이름의 '미니 재개발'이 요즘 곳곳에서 추진되고 있습니다.
기존 도로를 살리는 소규모 개발 사업인 만큼 빠른 사업 추진이 가능해 관심을 끄는 건데요,
당초 예상한 분담금의 2배, 3배를 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뒤늦게 참여 주민들이 애를 태우는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정자형 기자입니다.
◀리포트▶
왕복 8차선 대로 부근인데다 대형마트와 병원을 끼고 있는 전주의 한 노후 주택 단지.
아파트 개발에 대한 기대가 컸지만 부지가 작아 무산되곤 했는데 2년 전 가로주택정비 사업이라는 이름의 소규모 개발사업이 닻을 올렸습니다.
지상 12층 높이의 530세대 규모의 신축 아파트를 짓는 사업,
보통 10년 넘게 걸리는 일반 재개발에 비해 2~3년이면 결과를 볼 수 있고, 개발 이익도 가능하다는 말에 주민들이 대거 참여했습니다.
하지만 착공을 앞두고 주민 개개인 분담금이 당초 설명보다 대폭 늘어나면서 기대는 걱정으로 돌변했습니다.
2년 전 주민들에게 제공된 자료를 보면 아파트 30평 기준 분담금은 5천만 원이었지만, 최근 1억에서 1억 5천만 원으로 껑충 뛰었습니다.
[가로주택정비사업 지역 주민]
"(원래는) 5천만 원씩 내라 그랬는데 한 집당. 자기네가 마음대로 막 써놓고."
[가로주택정비사업 지역 주민]
"노인들을 속였잖아요. 잘 모르는 노인들을."
조합 업무를 대신하는 관리업체는 2년 새 원자잿값과 인건비가 줄줄이 상승했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가로주택정비사업 관리 업체]
"공사비가 많이 늘어나서요. 공사비 늘어나면 들어가는 비용이 많아지잖아요. 그러면 비례율이 낮아지고 수익성이 떨어지죠."
더불어 최근 부동산 경기가 하락하면서 일반 물량마저 분양을 장담하기 어려워 조합원들의 부담이 더 커질 우려도 있습니다.
가로주택정비는 1만㎡ 이내 넓지 않은 부지에 기존 도로를 살리고 20세대 이상이면 추진 가능합니다.
일반 재개발에 비해 안전진단 등의 절차가 생략돼 빠른 추진이 가능한 데다, 소규모라 전체 주민 80%의 동의를 얻기도 쉬운 구조입니다.
전주지역만 봐도 추진 중인 사업장이 18곳에 달하는데 대부분 30~90세대 규모로 조합원이 수백 명인 일반 재개발과 확연히 비교됩니다.
하지만 법적으로 분담금 상한선을 제한할 수 없고, 공사비나 공사 일정이 수시로 변할 수 있는 한계가 있습니다.
[전주시 관계자]
"재개발 재건축에 비해서는 속도감이 있을 뿐이지 아직 전주시에서는 착공까지 간 사례가 없어서."
일반 재개발이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새롭게 떠오른 가로주택정비,
장밋빛 청사진과 달리 시장의 변수에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여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해 보입니다.
MBC뉴스 정자형입니다.
영상취재: 정진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