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MBC 자료사진]
◀앵커▶
지역 농협 직원들이 에코시티 노른자위 땅에 투기를 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농지 매입이나 저리 대출 등에 이점이 큰 농업회사법인을 앞세워 투기에 활용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더해지고 있습니다.
경찰은 아직 거론되지 않은 다른 농업법인도 비슷하게 토지를 사들인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일파만파 커질 전망입니다.
전재웅 기자입니다.
◀리포트▶
전주 에코시티 주변에 위치한 호수 근처 빈 땅,
백석제를 끼고 있어 전망이 좋은 덕에, 주변에 대형 카페들이 하나 둘 들어서는 등 개발 가능성이 부쩍 커지고 있는 부지입니다.
그런데 최근 이 땅을 둘러싸고 농협 관계자가 연루된 편법 대출과 땅 투기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주변 토지주]
"이전에 많았거든요, 투자자들인가? 근데 안 오더라고 한동안은. (땅이) 경매에도 나왔다가 들어갔어요."
땅의 매입자는 모두 똑같이 전주 덕진구 한 법무사 사무실에 주소지를 둔 농업회사법인,
2021년경 설립돼 이곳 땅을 사들인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이를 담보로 농협의 대출을 받았습니다.
해당 토지는 대부분 임야지만, 일부 농지가 포함돼 있습니다.
하지만 현장을 찾아 보니 말만 농지일 뿐 어떤 영농 행위의 흔적도 찾을 수 없습니다.
[전재웅 기자]
"등기부등본을 떼어 보니 이곳은 '임' 이곳은 '전'입니다. 다시 말해 이쪽은 농사를 지어야 하는 농지인 겁니다."
현행 법상 농지는 농업인과 농업법인 등 실제 경작자만 취득할 수 있어, 농사에는 관심이 없어 보이는 농업 법인이 여러 개 만들어진 이유를 추정해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농업 법인은 나중에 땅을 되팔았을 때 양도세를 대폭 줄일 수 있습니다.
[전주농협 관계자]
"(땅을) 개인이 사잖아요? 그러면 2년 안에 팔면 세금이 50%예요. 법인으로 사잖아요? 세금이 10%예요. 그거 세금 때문에 하는 거예요."
하지만 토지 취득과 대출이 이뤄진 이후에는 돌연 부동산 개발업과 카페업 등으로 목적을 바꾸고 회사 형태도 유한회사로 돌렸습니다.
일부에서는 저리의 정책자금까지 염두에 둔 꼼수 아니냐는 의혹도 일고 있습니다.
해당 농협이 공개하고 있는 대출 상품 중 농업법인이 받을 수 있는 대출 상품은 '농업종합자금',
실제 농사를 짓는다는 전제 하에 농업경영체 사업 계획에 따라 시설, 운전, 보수 자금을 시중금리의 절반도 안 되는 연 2.5%로 빌릴 수 있습니다.
앞서 경찰은 바로 이같은 대출 조건을 누구보다 잘 아는 전주농협 직원들이 문제의 농업법인 설립에 연루된 정황을 파악해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와 함께 또다른 법인이 다른 부지에도 비슷한 방식으로 땅을 매수한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져,
지역 농협 대출을 이용한 땅투기가 만연한 것은 아닌지 의혹의 여파가 일파만파 커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전재웅입니다.
영상취재: 진성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