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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목 전 전주천 모습”.. 시민 기록 전시로 이어져
2024-04-21 2027
목서윤기자
  moksylena@gmail.com

[전주MBC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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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 커 ▶

어느 날 새벽에 느닷없이 벌어진 ‘전주천 버드나무 벌목 사건’, 기억하시죠. 


전주시가 작년에 이어 지난 2월에도 나무를 베어내면서 논란이 컸던 사건인데요,


많은 시민들이 안타까운 마음을 담아 나무가 사라진 자리에 갯버들을 식재한데 이어, 사진전까지 열며 무분별한 벌목을 지적하고 나섰습니다. 


사진첩에 간직하고 있던 전주천의 모습을 하나둘 공유하며 “잘려나간 전주천의 시간”을 돌아보는 ‘시민 주도’ 전시입니다.


◀ 리포트 ▶

하늘에 맞닿는 울창한 버드나무 숲이 투명한 수면 위에 고스란히 비치며 한 폭의 그림을 연상케 합니다. 


뿌리내린 세월만큼이나 길고 풍성한 잎을 늘어뜨린 수양버들은 따가운 햇볕을 피할 수 있는 쉼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이제 더 이상 볼 수 없는, 이맘때 전주천의 모습입니다. 


이렇듯 시민들이 SNS에 직접 공유한 ‘옛 전주천’의 모습이 전시회로 관객들 앞에 섰습니다.


지난 2월 새벽, 전주시가 전주 남천교 인근 버드나무를 모조리 베어버리자, 보고만 있을 수 없다며 행동에 나선 겁니다.


기습 벌목 당시를 알린 최초의 SNS 게시글은 며칠 만에 조회수 200만 회에, 1만 개가 넘는 댓글이 달릴 정도로 반응이 폭발적이었습니다. 


해당 게시글의 작성자는 이후 사람들이 기억하는 전주천의 모습을 온라인에서 회상하고 공유하는 ‘챌린지’를 기획했습니다.


[모아 / '잘려간 전주천의 시간' 기획자]

"(이번 벌목 사건을) 뉴스에서만 많이 접했는데 실제로 어떤 생명이 살았고, 어떤 모습에서 어떻게 난개발이 됐는지를 실제로 보고 더 울림이 있고 안타깝다는 반응들이 훨씬 많았어요."


숲 해설가, 사진작가, 관광객 등 전주를 경험한 시민들이 각자 추억하는 전주천의 사진을 SNS에 올리며 하나의 시민운동으로 확산됐습니다. 


그렇게 모인 100여 장의 추억들. 


전시 공간을 찾은 시민들은 사진의 주인공들이 간직한 버드나무의 추억을 둘러보며 대규모 벌목의 의미를 곱씹어 봅니다. 


못내 해소되지 않는 안타까운 마음은 종이에 꾹꾹 눌러써 보기도 합니다. 


[유설 / 관람객]

"확실히 이런 사태를 그냥 바라보고 있기보다는 무언가 소리를 내고, 나의 의견을 이렇게 얘기하는 게 굉장히 중요한 일이라고 (느껴진다)"


시민들이 이처럼 연대해 문제를 제기하자 전주 삼천의 벌목은 잠시 멈춰 있는 상황. 


하지만, 물 흐름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마찬가지 이유로 여전히 벌목의 대상으로 남겨져 있습니다. 


[이정현 / 전북환경운동연합 대표] 

“우리 시민들의 환경 의식이 굉장히 높아졌습니다. 그래서 늘 봐오던 것들, 늘 가까이 있는 것들이 어느 순간 사러져버린 것에 대한 상실감이 (크다)” 


긴 세월을 간직하며 울창한 그늘을 드리우며 서 있는 버드나무는 이제 단 60여 그루뿐입니다. 


지구 새로 봄, 전주MBC 목서윤입니다.


사진출처: 아리엘, 김하민

영상취재: 유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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