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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 지정 앞두고".. 김제 망해사 법당 잿더미
2024-04-14 1797
정자형기자
  jasmine@jmbc.co.kr

[전주MBC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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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백제 의자왕 때 지어진 유서 깊은 사찰인 김제 망해사가 하루 밤새 잿더미로 변했습니다.


오랜 역사에 생태계가 잘 보존된 지역의 명소로 최근에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지정까지 예고된 곳이어서 더 아쉬움이 큰데요.


목조 건물이어서 불길이 쉽게 번진 데다 화재 경보기 또한 작동하지 않아 속수무책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정자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캄캄한 밤, 사찰 중앙에 있는 기와지붕 건물 위로 샛노란 불길이 치솟고 뿌연 연기가 하늘 높이 솟아오릅니다. 


진화에 나선 소방대원들이 쉴 새 없이 물을 뿌려 불길을 잠재워보지만 계속 타오르는 불, 건물은 이내 뼈대만 남았습니다. 


어젯밤(13일) 11시 20분쯤 김제시 진봉면에 위치한 망해사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가 접수돼 1시간 20분 만에 불길을 잡았지만 피해는 심각했습니다. 


[망해사 주지스님(음성변조)]

"자려고 막 누웠을 때였죠. 울리는 소리가 나더라고요. 안에서 이미 열이 차 가지고. 기와가 운다고 하거든요."


중심이 되는 법당인 극락전이 완전히 불에 타 무너져 내려 소방 추산 5억 2천만 원 상당의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정자형 기자]

"불에 탄 극락전 외에도 전북자치도 문화재자료로 지정된 악서전 또한 그을림 피해를 입었습니다."


망해사는 백제 의자왕 때 지어진 1,300년 된 사찰로, 낙조가 아름답고 다양한 생태계가 잘 보존돼 지난달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지정이 예고됐고, 위원회 심의만을 남겨놓고 있었습니다. 


사찰 관계자 등에 따르면, 화재 당시 극락전에는 화재경보기가 설치돼 있었지만 수년 전부터 작동되지 않았습니다. 


더욱이 건물 전체가 나무로 지어져 화재에 취약한 구조임에도 법당 내부에 방염 작업도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정주섭 / 김제소방서 만경119안전센터장]

"이런 문화재같은 경우는 화재가 발생하면 큰 화염과 엄청난 열기가 발생합니다. 복사열로 인해서 연소 확대가 될 수 있는 우려가 큽니다."


소방당국은 법당 내 전선 등에서 불길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정밀 조사에 나설 예정인데 경찰은 일단 방화 등 범죄 혐의점은 찾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정자형입니다.


영상취재: 함대영

영상제공: 전북특별자치도소방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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