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MBC 자료사진]
◀앵커▶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불법 조업을 마다 않는 어부들이 있습니다.
바로 돈이 되는 어종인 '뱀장어' 치어를 잡기 위한 행렬인데요,
10년째 멸종위기종으로 국제적인 관심을 받고 있고, 관계기관도 단속을 강화하고 나섰지만, 불법 조업은 지금도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조수영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부안군에 위치한 가력항, 올해도 어김없이 실뱀장어 불법조업을 단속한다는 현수막이 나붙었습니다.
마리당 3~4천 원, kg당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뱀장어 치어가 몰리는 이른바 성어기는 3월 중순,
불법이 성행하는 시기도 그래서 이맘때입니다.
올해는 어떤지 지도단속용 쾌속정을 타고 살펴봤습니다.
5분도 지나지 않아 실뱀장어 어로용 어구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냅니다.
[조수영 기자]
"제 뒤로 둥둥 떠있는 어구들이 설치된 것 자체가 불법입니다. 어민들은 허가구역에서 5km 이상 떨어진 이곳 방조제 인근에서 실뱀장어 불법조업에 나서고 있습니다."
국제민간단체가 뱀장어를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한 지 10년째를 맞는 올해,
관계당국은 예년보다 단속을 강화하고 단속 기간도 열흘 앞당겨 개시했습니다.
어구들이 바다에 어지럽게 널린 탓에, 불법단속은 위험이 뒤따르는 일입니다.
[전북자치도 수산자원팀 관계자]
"그래서 야간에는 진짜 위험해요. 줄 걸리고 하면.. 살살 왔으니까 괜찮은데 좀 속도 내서 가다가 전복사고 나고.."
하지만 낮시간엔 조업활동을 하는 어업인이 없어 실질적인 단속으로 이어지진 못합니다.
[백승용 / 전북자치도 수산자원팀]
"현장단속을 해야 되는데.. 지금 없잖아요? 사람이.. 주로 야간을 이용해서 단속이 안 될 때를 이용해서 하기 때문에.."
이곳 군산 내항 일대도 사정은 같습니다.
마치 바다에 진을 치다시피 곳곳에 그물망을 내린 바지선들,
모두 실뱀장어 조업 허가가 떨어지지 않은 구역에 정박해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러나 소유주 확인이 어렵다보니 해양경찰 역시 야간에 잠복단속을 벌이는 것 외엔 뾰족한 수가 없습니다.
지난 3년 동안 군산과 고창, 부안 일대에서 전북도가 적발한 단속 실적은 16건, 해마다 5건 안팎에 그치고 있습니다.
해마다 불법 어구가 100곳 넘게 설치되는 것으로 추산되지만, 단속에 따라붙는 제약이 상당해 실효를 거두지 못하는 겁니다.
정부는 이런 문제를 뿌리뽑기 위해 불법어구를 강제 견인하는 제도를 마련하고, 실뱀장어의 국제거래를 금지하는 멸종위기종 지정방안까지 논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식용으로 여전히 인기가 높고, 양만장 등 어업인의 생계가 걸린 문제여서 쉽사리 결론이 날지는 미지수입니다.
MBC뉴스 조수영입니다.
영상취재: 조성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