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자료사진]
◀ 앵 커 ▶
선정적 홍보 논란으로 도청으로부터 배제된 업체가 회사 이름과 주소지를 바꿔가며 비슷한 사업을 계속 따내지 않았냐는 의혹, 보도해 드린 바 있는데요,
특히 모두 네 개의 업체가 한 부동산 사무실에 주소지를 두고 집중적으로 계약을 체결했지만,
전북도는 여전히 몰랐다는 입장만 반복하고 있습니다.
뒤늦게 온라인 홍보 계약 전반에 대한 조사가 시작됐습니다.
박혜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전북의 수 억 원대 뉴미디어 홍보를 담당해 온 4개의 업체가 하나의 업체로 의심받게 된 건, 다름아닌 동일한 주소 때문이었습니다.
회사 이름은 달랐지만 계약서상 주소지가 모두 전주의 한 부동산 업체로 똑같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들 4개 업체 가운데 3개 업체는 특이하게도 건물주와 임대료 한 푼 없이 무상 임대차계약을 맺는 등 특정 시기에 집중적으로 사업등록이 이뤄졌습니다.
지난해 소유권을 이전한 새 상가주인조차 금시초문인 업체들로, 결국 주소만 빌렸을 뿐 실제 운영은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상가주인 / 해당 부동산 운영(음성변조)]
"저랑 계약한 적도 없고 난 누군지도 모르고. (00업체라든지 00미디어, 00센터, 업체들 다 모르세요?) 모른다니까요. 거기서 얘기해서 아는 거예요, 지금."
하지만 그동안 이들 업체들은 간판 하나 없이 해당 부동산 상가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척 줄곧 전북자치도의 계약을 따왔습니다.
심지어 한 업체는 해당 부동산에 사업자등록도 이전하지 않은채 주소지를 부동산으로 기재해 계약을 맺기도 했습니다.
바로 아태마스터스대회 홍보영상으로 물의를 빚었던 문제의 업체입니다.
[C업체 대표(음성변조)]
"그런 적이 없고요. 제가 지금 회의 중이어서요, 다시 전화드릴게요."
선정성 논란으로 인해 계약에서 배제된 C업체가 이후 일감을 따내기 위해 유령 회사들을 잇따라 세워 이득을 취한 것 아니냐는 주장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김성수 / 도의원]
"실제 영업을 하느냐가 제일 관건이기 때문에 저희가 가서 그때 내부를 봤을 때도 영업을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고 사실상 유령회사하고 페이퍼컴퍼니의 어떤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요."
하지만 전북자치도는 현장 확인을 하지 않아 이같은 사실을 까맣게 몰랐다는 주장입니다.
[전북자치도관계자(음성변조)]
"현장 답사가 안됐어요, 전화로 받고 한 번 만나고 이런 부분들만 해서.."
하지만 일주일 만에 같은 주소지에 등록된 두 개 업체가 각각 2천만 원짜리 계약을 잇따라 따낸 것까지 드러나면서 전북도가 정말 몰랐는지 의문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박혜진 기자]
"전북자치도는 의심업체뿐만 아니라 지난 3년간 맺은 도정 온라인 홍보 계약 30여 건을 전수 조사하는 특별감사에 돌입했습니다."
계약 과정에서 허위나 조작이 발견될 경우 법적조치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이지만, 수 년간 자체 적발을 해내지 못했다는 점에서 비판을 피하긴 어려워 보입니다.
MBC뉴스 박혜진입니다.
영상취재: 조성우
그래픽: 안희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