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MBC 자료사진]
◀앵커▶
국립종자원이 모내기용으로 농가에 보급하려고 저장해둔 볍씨에서 곰팡이가 대거 발생했다는 소식, 어제(14일) 전해드렸는데요.
저장 과정에서 습도를 허술하게 관리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볍씨 수매 과정에서는 농민들에게 엄격하게 수분 함량을 지도하고 관리했던 것과는 대조적이어서 농민들도 의아하다는 반응입니다.
조수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보관 중이던 볍씨 300여 톤에서 곰팡이가 피는 사고가 발생한 국립종자원 전북지원,
정부는 MBC보도 하루 만에 곰팡이가 발생한 원인 파악에 나설 거라며 뒤늦게 수습에 나섰습니다.
지난해 12월 곰팡이 사태를 감지한 뒤 약 두 달이 지난 시점입니다.
당장은 수백톤 씨앗을 보관하는 사일로 내부의 습도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거론됩니다.
[정남진 교수 / 전북대학교 작물생명과학과(종자 생리 분야)]
"온도보다는 습도에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고 봐야 되겠죠. (습도가) 14%보다 높게 되면 병이 발생할 수가 있습니다."
국립종자원은 사고가 발생한 저장창고를 공개할 수 없다며 '사일로' 내부에 환기시설과 온도 센서만 장착돼 있을 뿐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온도만 신경쓰면 습도는 자동으로 유지되기 때문에 따로 관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정한 겁니다.
[국립종자원 전북지원 관계자]
"습도를 따로 관리하는 건 아니고 온도만.. 14% 이하로 말려서 오니까.. (다른 곳도 다 마찬가지예요?) 전 지역 다 똑같아요."
재배 계약을 맺은 농민들에게 비용을 지불하며 볍씨를 수매할 때까지 습도 관리를 까다롭게 하는 것과는 자못 대조적입니다.
[조수영 기자]
"국립종자원은 농부들로부터 볍씨를 사들이는 과정에서 매우 엄격한 수분 함량을 요구합니다."
씨앗이 부패하거나 발아율이 떨어질 조금의 가능성까지 대비하는 겁니다.
볍씨의 수분이 기준치의 0.1%만 넘어도 농가에 건조비용을 청구할 정도입니다.
['신동진 종자' 재배농가]
"(수분이) 몇 퍼센트 나왔는지, 나오는지 이것까지 포대에다 아주 써가지고 가거든요. 그 곰팡이가 우리가 생각할 때는 나올 리가 없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이런 가운데 지난해 전국 재배면적 세번째 , 전북 호남평야의 절반을 차지하는 신동진 종자가 타격을 입게 되면서 지역 농정당국 역시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최재용 / 전북자치도 농생명축산식품국장]
"(신동진 종자) 30%가 날아가서 이제 어떻게 할 거냐가.. 현재 상황에 대해서 정확하게 농가에 설명을 드리고.."
농림축산식품부는 일단 곰팡이가 퍼진 신동진 종자를 소독 처리해 농가에 공급하는 방안을 관계기관과 협의하기로 했습니다.
MBC뉴스 조수영입니다.
영상취재: 진성민
그래픽: 문현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