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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철새 '원앙' 광한루에 눌러 앉은 까닭은.. 올 겨울엔 100여 마리 상주
2024-02-08 1194
이정용기자
  jylee@jmbc.co.kr

사진출처 : 남원시

전북 남원의 유명한 관광지 '광한루'는 조선시대 소설 '춘향전'의 주 무대입니다.


소설에서 이몽룡은 광한루에 그네를 타러 나온 성춘향에게 한 눈에 반합니다.


광한루가 남녀의 사랑이 시작되는 장소로 오늘날까지 회자되는 이유입니다.


이 광한루가 들어선 공원에 올 겨울 원앙이 100여 마리나 살고 있습니다.


겨울 철새인 원앙이 광한루원에 처음 날아 든 것은 지금부터 10여 년 전 겨울.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원앙은 과거부터 암수 한 쌍이 항상 함께 다니는 것으로 유명해 부부 금슬을 상징하는 동물로 여겨집니다.


그런 원앙이 춘향과 몽룡간의 사랑의 무대인 광한루원에 난데없이 찾아온 것입니다.


원앙 한 쌍은 광한루 앞 연못인 '연지' 주변에서 겨울을 보낸 뒤 봄이 되자 다시 떠났습니다.


당시 원앙의 먹이는 다름 아닌 '잉어밥'이었습니다.


연지에는 수백 마리의 잉어가 살고 있어 관광객들이 종종 근처에서 잉어밥 사들고 뿌려주곤 했는데, 바로 그 잉어밥을 원앙들이 받아 먹곤 한 겁니다.


광한루원 한 켠에서 잉어밥을 팔던 판매원도 원앙들에게 아침마다 잉어사료를 준 덕에 원앙들은 배불리 먹고 쉬며 겨울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그 해 이후 겨울이면 광한루원을 찾는 원앙들이 갈수록 늘었습니다.


4년여 전부터는 원앙 30여 마리가 겨울 철새임을 잊은 듯, 광한루 연지에 아예 눌러 앉아 떠나지 않았습니다.


연지 주변 버드나무에 알을 낳고 새끼를 부화하며 정착하기 시작했습니다.


화려한 생김새 탓에 천적에게 취약한 원앙에게 광한루는 천국이나 다름 없는 듯 보였습니다.


특히 연지 중앙의 인공섬인 ‘토끼섬’은 원앙에게 위협적인 고양이들이 올 수 없는 안전한 보금자리였습니다.


매년 70여만 명이 찾는 광한루원은 잉어사료를 던져주는 관광객들이 줄을 이었습니다.


올해는 겨울 연지에 자리 잡은 원앙은 100여 마리에 달한다는게 남원시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커다란 비단잉어와 함께 원앙은 어느새 광한루원의 볼거리로 자리 잡았습니다.


광한루원을 관리하는 사업소에는 매일 원앙을 보기 위한 문의 전화가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남원시 관계자는 "지금 가면 원앙을 볼 수 있는 지 문의하는 관광객들의 전화가 매일 걸려올 만큼 큰 관심을 받고 있다"며 "원앙에게 매일 먹이를 주면서 관리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원앙은 전 세계에 2만 마리 정도 남아있습니다.


설 명절을 맞아 오는 9일부터 12일까지 무료로 개방되는 광한루원에서 원앙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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