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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좋은 테니스협회?.. 감사 결과에도 배짱
2024-02-01 3418
정자형기자
  jasmine@jmbc.co.kr

[전주MBC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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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 커 ▶

익산시가 시설이 좋기로 유명한 공공 테니스장을 지난 10년간 민간단체에게 위탁 운영하고 있는데요, 


운영단체가 시설 이용료를 멋대로 사용하고, 회원들에게 회계 정보도 제공하지 않아 물의를 빚고 있습니다. 


5천여만 원을 환수하기로 한 지자체 감사 결과도 부정하는 배짱을 부리고 있어 어쩌다 주객이 전도됐는지 의문이 커지고 있습니다. 


정자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평일 낮에도 테니스를 즐기는 회원들로 북적이는 익산 중앙체육공원. 


지난 2022년까지 익산시가 테니스협회에 위탁한 사업, 동호인들로부터 매월 10만 원을 사용료로 걷었습니다. 


그런데 1천만 원에 달하는 사용료 수입을 시설 관리와 상관없는 협회 운영기금으로 8차례에 걸쳐 사용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습니다. 


[A 씨 / 익산시테니스협회 전 회원(음성변조)]

"협회 회비 사용 내역을 좀 보여주라고 해도 안 줘요. 자료가 방대해서 못 준대요." 


2014년부터 재작년까지 지속된 협약서에 따라 사용료는 공원 시설물을 유지하는 목적으로만 써야 하지만, 협회가 마음대로 쓴 겁니다. 


간부급 회원에게만 회계장부를 보여주고, 일반  회원에게는 사용료 이용 내역을 공개하지도 않아 깜깜이 아니냐는 비판이 잇달았습니다. 


지난해 뒤늦게 진행된 익산시 감사에서 수익금을 협회 운영 자금으로 정산도 없이 사용하는 등 5천8백여만 원 상당의 유용 실태가 확인됐습니다. 


그동안 지도·감독을 소홀히 하고, 민원인의 정보를 외부로 유출하는 등 물의를 빚은 공무원 12명도 징계와 경고 등 철퇴가 내려졌습니다. 


하지만 처분이 확정된 지 8개월이 지나도록 협회는 환수금을 납부하지 않고 있습니다. 


애초 분할 납부를 약속했다가 협약에 환수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돈을 내지 못하겠다고 배짱을 부리는 것, 


그동안 익산시에 회계자료를 제출해왔지만, 문제가 되지 않았는데, 왜 감사에서 문제가 지적된 것이냐며 감사 결과마저도 부정하는 겁니다.   


[이광근 / 익산시테니스협회 사무국장]

"회계나 행정감사에서는 다 통과가 돼서 넘어온 사안인데 왜 갑자기 시에서는 다르게 보냐."


익산시는 자발적으로 납부하지 않을 경우 통장을 압류하는 등 강제 조치에 나서겠다는 입장,


하지만 협회가 현재 운영 중인 마동테니스공원 계약 해지는 명분이 없다며 한 발 물러서 과연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 커지고 있습니다. 


[조상호 / 익산시청 체육진흥과장]

"계약 해지 부분에 대해서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할 것 같고요. 향후 문제는 행정 절차 이행 여부에 따라서 진행될 예정입니다."


인건비와 업무 부담을 줄인다며 2014년부터 추진된 공공 테니스장 민간 위탁 사업. 


지자체의 허술한 관리·감독에 민간협회의 이권 사업으로 전락하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볼 시점입니다.


MBC뉴스 정자형입니다. 


영상취재: 유철주

그래픽: 문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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