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MBC 자료사진]
◀ 앵 커 ▶
소비자들이 아무리 분리배출을 해도 폐플라스틱의 27%만이 재활용된다는 사실, 지난주 전해드렸는데요,
이처럼 한계가 분명한 분리배출 제도에 집착하기보다 기업들이 '생산' 단계에서부터 재생원료를 사용하는 등 플라스틱의 '전생애주기'를 통해 탄소 저감을 이뤄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이미 프랑스와 독일 등 몇몇 나라들은 제품 생산 시 재생원료 30% 이상 사용을 의무화했지만, 우리나라는 어떨까요? 아직은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 리포트 ▶
전주의 한 섬유 생산 공장.
잘게 분쇄된 수만 개의 투명한 플라스틱 조각들이 기계 입구로 쏟아져 내립니다.
여러 공정을 거쳐 작은 구슬 모양의 칩으로 만들어진 뒤,
다시 흔히 베개, 인형 등의 충전재로 쓰이는 단섬유와, 옷의 원료가 되는 장섬유로 재탄생합니다.
이제 자동차 내장재, 기저귀, 이불, 옷 등 다양한 제품의 원료가 될 이 섬유는, 폐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그야말로 ‘친환경’ 자재입니다.
[목서윤]
"여기 있는 이 옷들도 일상에서 흔히 배출되는 페트병과 같은 폐플라스틱을 원료로 사용해 만들어진 옷입니다. 페트병 10개 정도면 옷 한 벌을 만들 수 있지만, 아직 재활용 원료를 사용하는 공정은 일부에 불과합니다."
제품 생산에 재생원료를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일부 국가와는 상황이 다르다 보니 국내에선 아직 ‘시범운영’ 수준에 그치는 겁니다.
대부분 플라스틱은 석유자원으로 생산되는데,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해 섬유를 제조하면 탄소 배출량을 70% 이상 절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폐플라스틱은 분류, 세척, 파쇄 등의 추가 공정을 거치다 보니 판가가 상승할 수밖에 없는 현실.
굳이 단가가 높은 ‘재생원료’ 제품 생산을 강제하지도, 이에 대한 혜택도 없다 보니 국내 시장은 뜨뜻미지근한 겁니다.
[정광호 / (주)휴비스 전주공장 기술팀 과장]
“대표적인 폴리에스터 기업이다 보니까 앞장서서 (친환경적인) 부분을 진행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앞으로 이런 것들이 더 활발히 이루어지려면 (정부 차원에서) 조금 혜택을 줘야..”
분리배출에만 의존해온 기존 방식은 이미 한계를 여실히 드러낸 상황.
일상에서 묵묵히 분리배출을 열심히 해온 시민들도 턱없이 낮은 ‘실제 재활용률’에 황당하다는 반응입니다.
[유선우 / 전주시 평화동]
“생각보다 낮네요. 생산지에서 포장할 때 재활용되는 것만 사용해줬으면. 그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고, 그 다음에 너무 과대포장 (줄여야).."
환경부는 국제사회 노력에 적극 동참 중이라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이나 시기는 제시할 수 없다는 입장.
[환경부 관계자]
"현재로서는 아직 막연한 수준이고, 디테일이 안 나와가지고 아직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세계 4위 석유화학산업 생산국이자 올 하반기 UN 국제플라스틱협약 회의 마지막 개최국으로서,
플라스틱 문제 해결을 위한 더욱 적극적인 정책 대전환이 필요한 때입니다.
지구 새로 봄, 전주MBC 목서윤입니다.
영상취재: 조성우
그래픽: 안희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