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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아이들 위해 써주세요".. '정인이 사건' 계기 4년째 17억 기부
2024-01-25 271
이정용기자
  jylee@jmbc.co.kr

[전주MBC 자료사진]

"더 많이 못 보내드려 죄송합니다. 올해는 경기가 어려워서..."


이달 10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전북 임실군에 4억 2천 800만 원을 기탁한 A 씨가 남긴 메시지입니다.


그의 기부는 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2021년 1월 14일 임실군에 3억 7천 80만 원을 기탁했습니다.


그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주민들을 위해 써달라"는 메시지를 남긴 뒤에 홀연히 자취를 감췄습니다.


그가 직접 작성한 기탁서에는 "임실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을 위해 써주세요"라는 내용이 담겨있었습니다.


2020년 10월 서울 양천구에서 발생한 입양아동 학대 살인 사건인 '정인이 사건'이 기부의 결정적 계기였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기탁 조건으로 지원자들의 삶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5개월 동안 일정한 날에 입금해 줄 것과 5개월 후 지원 결과를 알려줄 것을 부탁했습니다.


특히, '익명 보장'을 요청했습니다.


이후 매년 연초 그의 기부는 계속됐습니다.


2022년 1월 24일 같은 방식으로 임실군에 4억 3천 30만 원을 기탁한 그는 "한부모와 조손가정 등 생활이 어려운 가정과 어린이들에게 힘이 되고 싶다"고 전했습니다.


지난해 1월 31일에는 4억 5천만 원을 기탁했습니다.


그는 "혹한과 '난방비 폭탄' 등 취약계층의 어려움을 고려해 가구당 지원금을 더 늘려서 도와달라"며 기부금을 늘렸습니다.


A 씨의 4년간 누적기부액은 16억 8천만 원에 달합니다.


임실군은 A 씨의 뜻에 따라 지역 저소득층 1천 200여 가구에 기부금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지원은 자녀 수에 따라 1명 30만 원, 2명 40만 원, 3명 이상 50만 원씩 앞으로 5개월 동안 같은 날짜에 대상자의 계좌에 입금하는 방식으로 이뤄집니다.


또 자녀가 없는 저소득층에게는 일시금으로 20만 원을 지원하게 됩니다.


부친의 고향이 임실군 삼계면이라고만 밝힌 A 씨는 현재 '삼계 천사'로 불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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