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MBC 자료사진]
◀앵커▶
전북을 대표하는 다수확 고품질 쌀인 신동진이 퇴출 논란을 겪을 정도로 쌀 생산 과잉은 우리 사회에 큰 숙제가 되고 있습니다.
쌀 소비량이 해마다 줄어들어 생산량을 줄이고 또 줄여도 여전히 쌀이 남아돌기 때문인데요,
고기 소비가 쌀을 추월하면서 어느덧 '주식'이라는 자리마저 위협받고 있어 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이창익 기잡니다.
◀리포트▶
정부는 지난해 초 갑자기 전북 브랜드쌀인 '신동진'을 퇴출시키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재고도 많은데 농민들이 자꾸 쌀농사를 지어 팔아달라고 한다며 양곡관리법을 두고 여야가 정치싸움을 벌인 뒤 느닷없이 나온 카드였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
"(300평 기준) 벼 생산량이 570kg을 넘는 그러니까 수확이 많이 되는 품종이라고 보시면 되고요 꾸준히 다수확 품종에 대한 매입제한을 하고 있었는데 마지막으로 남은 게 신동진.."
다수확에서 고품질 쌀 생산으로 전환하기 위해 새 품종 '참동진'으로 대체한다는 게 그 이유인데,
하지만 퇴출대상인 신동진은 밥맛이 이미 보장된 품종인 데다, 수확량마저도 참동진보다 적은 것으로 드러나 퇴출을 2년 유예하는 것으로 정부가 한 발 물러섰습니다.
쌀농사를 그만 지으라고 솔직히 말은 못 한 채 애먼 신동진만 잡도리한 건데, 정부 역시 급했던 건 그만큼 우리 식생활에 이미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2022년은 우리 국민이 쌀보다 고기를 더 먹은 첫해로 한반도에서 쌀농사를 시작한 뒤 주식의 개념이 바뀐 첫 해이기도 합니다.
쌀 소비가 37년째 줄어 50년 전과 비교하면 1인당 쌀 소비량이 무려 41% 수준까지 떨어졌습니다.
만성적인 쌀 과잉 공급을 해결하고 농가도 살리기 위한 미래지향적인 정책 설계가 필요하지만, 정부는 여전히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사후관리에만 돈을 쏟아붓고 있습니다.
시장격리에 한해 평균 7천억 원이 쓰이는데 3년 뒤 회수율은 13% 남짓, 6천억 원이 넘는 돈이 해마다 허공으로 사라지고 있습니다.
쌀 문제 해소의 사전 대책 성격인 전략작물직불제가 그나마 쌀값 안정에 도움이 되지만, 시행은 전체 벼 재배면적의 2%도 안 되는 수준에, 투입되는 재원이라야 천억 원에 불과합니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 전략작물직불제 대상은 전체 벼 재배면적의 40%가 넘고, 연간 투입 예산만 무려 우리의 30배인 3조 원에 이릅니다
또 일본의 경우 전략작물에 사료용 쌀을 포함시켜 소와 돼지의 먹이인 옥수수를 대체하고 있어 옥수수 수입에 연간 5조 원을 쏟아붓는 우리 역시 눈여겨볼 대목입니다.
[송춘호 전북대 농생명대 식품유통학과 교수]
"일본에서는 사료용 쌀을 재배함으로서 옥수수를 대체하는 쪽으로 연구가 됐고요 여기에 보조금이 들어가고요 이러한 부분이 옥수수의 수입 대체 효과를.."
식습관의 변화가 가져온 우리의 주식, 쌀의 몰락은 농민들의 삶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만큼 시기 적절한 정책과 그에 걸맞는 재원 투자가 필요한 때입니다.
mbc뉴스 이창익입니다.
영상취재: 김관중
그래픽: 문현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