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전 대전에서 권총으로 강도살인을 벌인 이승만과 이정학이 뒤늦게 재판에 넘겨져 대법원에서 나란히 무기징역을 확정받았습니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오늘(14일) 강도살인 혐의로 기소된 이승만(53)·이정학(52)에게 각각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한 원심판결을 확정했습니다. 

이들은 2001년 12월 21일 오전 10시쯤 대전 서구 둔산동 국민은행 지하 주차장에서 현금 수송차를 승용차로 가로막은 뒤 은행 직원을 권총으로 쏴 살해하고 현금 3억 원이 든 가방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로 구속기소됐습니다. 

이들이 사용한 권총은 범행 두 달 전 대덕구 송촌동 일대에서 도보 순찰 중이던 경찰관을 차로 들이받은 뒤 훔쳤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 사건은 장기 미제였지만, 경찰이 범행 차량에서 발견한 마스크와 손수건의 유전자(DNA) 정보를 실마리로 지난해 8월 이들을 검거했습니다.

이들은 1심에서부터 서로를 주범으로 지목하며 "방아쇠를 당기지 않았다"고 살인의 직접 책임을 떠넘겨 왔습니다. 

1심 법원은 권총을 쏴 김씨를 살해한 건 이승만이 맞는다고 인정해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20년의 전자장치부착을 명령했습니다.

이정학에게는 범행에 보조적 역할만을 했고 모두 자백했다는 점을 참작해 징역 20년과 10년의 전자장치부착명령을 선고했습니다. 

2심 법원은 이승만의 형량은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이정학의 경우, 1심 판결을 파기하고 무기징역을 선고했습니다. 

이들은 '형이 너무 무겁다'며 불복했으나 대법원은 상고를 전부 기각하고 항소심 판결을 그대로 확정했습니다. 

한편, 이 사건의 재판이 진행되면서 또 다른 장기 미제인 '2002년 전주 백선기 경사 피살사건'에 이정학이 연관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승만이 "백 경사 총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다"고 경찰에 제보하면서 이정학의 범행이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이승만이 말한 울산의 한 여관방 천장에서 백 경사 총을 발견하고 이정학이 수감된 교도소를 찾아 범행을 추궁했습니다. 

이정학은 범행을 완강히 부인했지만, 경찰은 사건 당시 현장 상황과 제보자의 진술이 일치한 점 등으로 미뤄 이정학의 단독 범행으로 결론짓고 수사를 마무리했습니다. 

이정학은 추석 연휴 첫날인 2002년 9월20일 0시44분쯤 전주북부경찰서 금암2파출소에서 혼자 근무하던 백 경사를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경찰은 이정학이 범행 이후 백 경사의 38구경 권총을 훔쳐 파출소 후문을 통해 달아났다고 보고 있습니다. 권총에는 실탄 4발과 공포탄 1발이 장전돼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