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험지로? 험지에 묶이면 소는 누가 키우나”
“개딸도, 수박도 나빠...민주당의 최대 개혁은 단결”
“민주당 호남 의원들 매가리 없어...더 싸워야”
“나는 ‘올드보이’ 아닌 ‘스마트보이’...정치는 노장청 조화 이뤄야”
“국회의장 욕심? 내년에 당선되고 이야기하겠다”
정치9단. DJ의 영원한 비서실장. 만 81세. 만약 내년 총선에서 당선된다면 역대 지역구 최고령 당선자가 된다. 여야를 넘나드는 쓴소리맨이자, 정작 본인은 ‘올드보이’ 논란에 직면해있는 박지원 전 국정원장을 만났다.
Q. 출마 지역구, 왜 목포에서 해남․완도․진도로 옮겼나?
목포에서 실패했기 때문에 목포에서 출마하려고 했는데, 김대중 대통령의 셋째 아들 김홍걸 의원이 목포에서 하고 싶다고 움직이더라. 비서실장이 어떻게 아들하고 경쟁하겠는가. 6월에 고향에 내려가서 한 3천 명한테 전화를 돌려보니, “웰컴 투 동막골” 하더라. 고향으로 가겠다고 결정하고, 열심히 하고 있다.
Q. “정치 언제까지 할 거냐” “불출마하고 후배들에게 길 터달라”는 의견도 있다. 소위 ‘올드 보이’ 논란에 대한 입장은?
맞는 말이다. 저는 대북송금 특검 후에 정치를 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김대중 대통령께서 ‘명예회복을 해야 나도 명예 회복한다’면서 목포로 가게 만들더라. 저만큼 여러 자리를 해본 사람이 어디 있겠냐. 대통령만 안 해보고 거의 다 해봤다. 그러나 저는 윤석열 대통령이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을 송두리째 부인하면서 고발하고 이런 것을 보고, 또 민주주의와 서민 경제, 외교를 파괴하는 것을 보고 나라도 나가서 싸워야겠다는 생각으로 정치 일선에 나왔다. 아직까지는 건강도 좋고 열심히 하고 있다. 국민들의 이런저런 비판들도 잘 듣고 있지만 나는 ‘올드보이’가 아니다. ‘스마트 보이’다. 나만큼 총기 있게 싸울 수 있는 사람 나와보라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저는 농사를 지었다. 추수할 권리가 있다. 윤석열 정권이 제대로 갈 수 있도록 투쟁하고, 민주당이 집권하는 정당이 되도록 힘을 보태고, 그리고 낙후된 내 고향 해남.완도.진도 발전을 위해 나의 모든 인적 네트워크와 경험과 경륜을 바치겠다. 이 세 가지 목적으로 나왔기 때문에 열심히 하려고 한다.
Q. ‘올드보이’들의 귀환,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에 부담이 되지 않겠나? 총선기획단에서도 이에 대해 논의중인데?
저는 누구보다도 해당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현재 올드보이로 거론되고 있는 사람들은 농사를 안 짓고 있잖냐. 저는 누구보다도 왕성하게 활동을 하고 있다. 정치는 노장청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 ‘노’의 경험과 경륜, 지혜를, ‘청’의 추진력을 같이 해야한다. 지금 젊은 사람들이 한다고 해서 윤석열 대통령이 잘 하냐, 민주당이 잘 하냐. 저는 그렇게 생각한다.
Q. 정동영 전 의원, 유성엽 전 의원 등도 나올 채비하고 있다?
그렇게 들었는데, 직접 소통하지는 않고 있다.
Q.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동갑이고, 만약 내년에 당선되면 지역구 최고령 당선자가 된다. 사실상 모든 요직을 다 거쳐왔는데, 계속 정치를 하려는 진짜 동기가 무엇인가.
조 바이든은 왜 그 나이에 대통령을 또 하려고 하겠나. 해봤는데 말이다. 자기의 꿈과 이상을 국민을 위해서, 민주당을 위해서, 내 고향을 위해서 한번 펼쳐보겠다는 것이다.
Q. 국회의장을 염두에 두고 있나?
그걸 염두에 두고 있다고는 한 번도 얘기 안 해 봤다. 다만 나라와 민주당과 내 고향 발전을 위해서 석양의 해를 벌겋게 물들이면서 열정적으로...내년에 성공한다고 하면 무엇인가 한 단계 도약하고 싶다는 꿈은 가지고 있다.
Q. 그 무엇이 무엇인가?
글쎄다. 그것은 아직까지는...내년에 당선되고 이야기하겠다.
Q. 최근 국정원 수뇌부가 교체됐는데, 전 국정원장으로서 평가는?
경질을 한 건 잘했지만, ‘만시지탄’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인사는 망사로 드러났다. ‘문제 있으니 교체해라, 경질해라’ 요구했을 때 해야지, 세계적인 정보 기관이 1년 반 동안 원장의 리더십 부재로 인사 파동이 계속되고, 제1차장이 비리에 관련되고 이러면 안 된다. 모든 건 윤석열 대통령의 책임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가장 큰 실수는 박지원 전 국정원장을 해임한 것이다. 그대로 놔뒀으면 국정원도 사고 없고 나도 다니면서 방송 안 하고 좋지 않았겠나. (웃음).
Q. 윤석열 정부의 인사 전반, 어떻게 평가하나?
잼버리를 봐라. 중앙정부에서 북치고 장구치고 꽹과리까지 다 치더니 실패하니까 불쌍한 전라북도 김관영 지사한테 넘긴다. 새만금이 무슨 죄냐. 자기들이 잘못해놓고 왜 예산을 그렇게 확 깎아버리냐. 책임자였던 이상민 장관이 어떻게 하고 있으며, 여가부 장관은 지금 어디 있냐. 있을 수가 없는 인사다. 전산망 사태도 그렇다. 원인도 못 찾았는데 이상민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영국에 있으니 쪼르르 따라간다. 모든 인사는 신상필벌 일벌백계를 해야한다. 그런데 현 정부는 자기 편은 아무리 잘못해도 그냥 놔둔다. 전북 사람들이 일어나서 싸워야 한다.
Q. 전북 정치인들, 지금 잘하고 있나?
어떻게 잘 못하는 사람을 잘하고 있냐고 묻냐. 잘 못하는 거다. 웃통 벗고 싸워야지, 뭐하는 것인가. 아무 소리 못하고 있다. (Q. 나름 삭발도 하고 했는데?) 삭발해서는...머리는 다시 긴다. 민주당의 의원들 전체가 매가리가 없다. 180명 가까운 의원들이 지금 뭐 하고 있는 거냐. 박지원 하나만큼도 못 싸운다. 뭐가 무서워서, 왜 못 싸우냐. 왜 정당한 전북 도민의, 호남의 목소리를 못 내주냐. 인사만 해도 그렇다. 윤석열 정부 인수위원회, 대통령실, 내각에 대장 7명이 있다. 영남은 4명, 호남은 0명, 그래서 ‘영사호빵’이다. 한덕수 총리는 제가 비서실장 하면서 청와대 수석으로 데려왔다. 이 분은 김대중 대통령이 되기 전에는 서울 사람이었다. 전라북도로 이후에 커밍아웃 했으면 잘해야지. 이상민 장관도 말만 전라북도 출신이지, 뭐하고 있냐. 이 분들이 호남이라고 하면 그럴 수 없다. 경찰 경무관 인사에서 20명 승진시키는데 호남이 딱 2명이더라. 말이 안 된다. 좀 똑똑히 하라고 그러시라.
Q. 민주당의 지지 기반 큰 부분이 결국 호남인데, 당내 입지나 발언이 약해졌다. 수도권의 인구와 의원 수가 늘면서 일어난 구조적인 현상인가, 아니면 의원 개개인의 자질 문제인가?
개개인의 문제다. 우리 광주.전남북 분들이 변화를 너무 좋아하는 면이 있다. 물갈이의 선수들이다. 잘못하면 바꿔줘야 하지만 인물은 키워줘야 한다고 본다. 잘하는 사람은 키워주고, 못하는 사람은 잘라야 한다. 윤석열 독주 정권에 대해 지적하고, 지역구 발전을 위해서 영혼을 팔아서라도 예산을 가져오고, 불이익을 당하면 말을 해서 문제를 삼고 개선시키는 정치인이 되어야 한다. 중앙정치에서 호남 출신 국회의원들 누구냐하면 아무도 모른다. 존재감이 없다.
Q. 윤석열 정권의 실정이 부각될수록 호남은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 지지로 결집하겠지만, 지난 지방선거 낮은 투표율 등을 보면 민주당에 대한 반감, 실망감도 만만치 않다?
맞다. 우리 호남 사람들은 윤석열 정부에 대한 실망이 너무나 크다. ‘해도 해도 너무 못한다’, ‘어떻게 저렇게 대통령이 저럴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하지만 ‘민주당이 왜 이 모양이냐’, ‘도대체 너희들은 뭐 하자는 거냐’ 이것 역시 크다. 특히 지난 지방선거는 광주 전남북 공히 공천을 잘못해서 실패의 길로 갔고, 또 어떤 지역은 공천 장사를 해서 돈 받고 이런 것들이 실망감을 가져다줬다.
Q.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체제로 총선까지 갈 것이라 보는가.
김대중 대통령도 정치는 내가 중요한 게 아니라 국민의 생각이 중요하다고 했다. 국민의 생각을 따라가야 된다. 정치는 국민이 지지하는 사람이 최고다. 한 2주 전 갤럽 여론조사에 의하면 차기 대통령 선호에 이재명 21%, 한동훈 2등 13%, 저 뒤에 오세훈 이낙연 2%, 3% 그렇다. 국민이 지지하는 이재명 대표가 총선을 이끌어야 민주당이 승리할 수 있다. 그런데 민주당의 비명계 일부에서 험지로 가라고 한다. 소련의 스탈린이 6.25 때 미국을 한반도에 묶어두기 위해서 사상 최초로 유엔군이 창설될 때 안보리에서 거부권 행사를 하지 않고 사실상 찬성을 해줬다. 그러니까 미국이 한반도에 딱 묶였다. 그 사이 스탈린은 동부권 연방을 구축했다. 만약 이재명 대표가 험지로 가서 묶여 있으면 소는 누가 키우나. 전국에 다니면서 유세를 해줘야 우리가 승리한다. 험지로 보내자는 건 하지하책이다
Q. 지금 민주당 잘하고 있다고 보나?
잘할 수 있는데, 뭘 먹자고 내부 총질하고 싸우냐는 것이다. 이것은 윤석열 대통령이 바라는 민주당으로 가는 길이다. 국민이, 당원이 바라는 민주당은 단결해서 강한 민주당, 윤석열 독주 정권에 투쟁하는 민주당, 과거 김대중 민주당으로 가야 내년 총선에 승리할 수 있다. 김대중 대통령은 79석을 가지고 최초로 정권교체를 했다. 115석을 가지고 정권 재창출을 해서 노무현을 당선시켰다. 그런데 지금 우리 민주당은 과반수가 훨씬 넘는 의석 가지고도 졌다. 대선에 패배하고 나니까 오늘 이런 고초를 겪는다면, 왜 경험까지 해놓고 저 사람들이 바라는 분열의 길로 가냐는 것이다. 단결해서 같이 나가자. 이재명 대표도 ‘원칙과 상식’같은 비명계를 멀리하지 말고 더 소통해서 함께 가야 한다. 개딸들도 나쁘고 수박도 나쁘다. 정당이라는 것은 똑같은 사람들이 하는 게 아니다. 가까운 사람들이 하는 것이다. 이낙연 전 대표가 뭐라고 했다 하더라도 윤석열 대통령보다는 가깝지 않냐. 그러면 소통하라는 것이다. 이재명 대표가 공천 칼질을 해서 누가 죽었는가? 그런 게 아닌데 왜 분열의 메시지를 내놓는가. 이런 것은 나쁘다.
Q. 내년 총선 예측해본다면?
5개월이 남아서 예측이 쉽지는 않다. 저는 작년부터 보수가 분당된다고 말했는데, 실제 이준석, 유승민의 신당 창당이 가시화되고 있다. 제가 천공 스승보다 훨씬 유명한 지원도사다(웃음). 이준석 전 대표가 신당을 창당하는 게 아니라 윤석열 대통령이 그렇게 만들어주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윤핵관과 정권을 창출했고 지탱해왔다. 하지만 내년 총선에서는 윤핵관은 자르고 검핵관으로 간다. 그래서 신당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이준석 전 대표와는 방송을 매주 같이 하는데, 국회의원에 떨어지고 윤석열 대통령에게 1년 반 동안 핍박을 받으며 내공이 쌓였더라. 어휘 선택도 탁월하다. 이 전 대표가 금년 말까지 명분을 축적하다가 내년 초, 1·2·3월에 창당할 것이라 본다. 윤석열 대통령이 윤핵관을 치고 검핵관들을 공천하면 영남·수도권·충청권의 중진들이 신당으로 갈 것이다. 신당은 원내교섭단체로 등록되고 기호 3번이 되고 정치자금 보조도 받게 된다. 내 경험이다.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뻥뻥거린다. 국민이 듣기에 시원하게 말하고, 언론이 집중해서 보도해준다. 그러나 정당의 혁신안은 국민의힘도, 민주당도 창고에 가면 한 트럭 반이 있다. 혁신위는 뻥뻥거리는 것에서 끝나지 의결도 안 되고, 실행도 안 된다. 제가 혁신위는 호랑이를 그린다고 출범해서 고양이를 그리고 실천은 쥐꼬리가 된다고 했는데, 지금 딱 그렇잖은가. 중진? 천만의 말이다. 윤핵관? 주호영은 ‘나는 대구 안 떠난다’ 권성동은 ‘나는 윤핵관에서 빼주라’고 한다. 윤핵관 중의 핵관, 장제원은 버스 92대와 4,200명 동원해 ‘내가 알량한 국회의원 하려고 서울 안간다.’고 한다. 김기현 대표까지 울산에 가서 의정보고 하면서 나는 울산이라고 한다.
인요한 혁신위원장의 임기가 끝나면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김기현 대표는 물러갈 것이다. 그러면 내년 초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비대위원장이나 지도부로 입성을 해서 검핵관의 시대를 열려고 하지만 우리 위대한 국민은 제2의 검찰공화국을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 윤석열 한동훈은 쌍둥이다. 한동훈의 얼굴에서 윤석열이 나온다. 그러면 결코 승리할 수 없는 국민의 힘이 되고, 민주당은 과반 이상의 승리가 가능하다.
그 승리를 위해서 민주당이 단합을 해야 되는데 지금 뭘 먹겠다고 친명.비명 싸우는가. 대한민국 최대의 개혁은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다. 그런데 안 변한다. 이 상황에서 민주당의 최대 혁신은 단결이다. 단결해서 강한 민주당, 윤석열 독주 정권에 투쟁하는 민주당, 김대중 민주당이 되면 승리한다.
Q. 제3지대 신당 이야기가 나오는데?
민주당 쪽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신당하자고 나에게 왔었다. 그러나 나는 같은 실수를 두 번 반복하지 않는다. 나가 보아라. 춥고 배고프다. 지금은 민주당이 단결해서 이재명 대표를 중심으로 내일 지구가 멸망하는 한이 있더라도 오늘 사과나무 한 그루를 심는 심정으로 싸워나가자고 이야기했다.
Q. 옛 국민의당 등 3지대 신당 경험자다. 총선을 앞두고 생기는 신당들, 총선 이후에도 지속 가능하겠나.
자기들 하기 나름이다. 안철수처럼 자기 욕심 내서 꿩도 먹고 닭도 먹고 국물까지 다 먹어버리려고 하면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