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Air
수의계약 나눠먹기 급급?.."그들만의 리그, 잼버리"
2023-11-07 4949
박혜진기자
  hjpark@jmbc.co.kr

[전주MBC 자료사진]

[선명한 화질 : 상단 클릭 > 품질 720p 선택]

◀ 앵 커 ▶

새만금 세계잼버리 백서 제작 업체가 허위 '실적 증명원'을 제출한 사실이 드러나 계약이 해지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문제의 업체는 다름 아닌 전북도청 구내 문구점인데요, 허위 증명원은 도청 공무원이 끊어준 것으로 확인돼 파문이 커지고 있습니다.


조직위가 계약을 도맡아 했을 뿐 비리와는 거리가 멀다던 전라북도로서도 할 말이 궁해졌습니다.


박혜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전북도청 지하에서 필기구 등 각종 문구용품을 파는 작은 점포.


그런데 이 문구점이 지구촌 3만여 대원이 운집한 새만금 세계잼버리 백서 제작업체로 확인돼 논란이 컸습니다. 


조직위와 수의 계약으로 대회의 모든 것을 기록하는 백서 제작을 맡게 됐다는데 그만한 능력이 되냐는 겁니다.


비결은 바로 가짜 증명서 제출이었습니다.  


[이수진 / 전북도의원]

"수의계약의 결정적 근거가 되는 용역수행 실적증명원이라는 것을 허위로 제출했는데 다른 업체였던 거죠. 아, 이거는 잘못됐다.""


문구점이 전라북도와 조직위에 제출한 '용역수행 실적증명원'입니다. 


잼버리 유치 당시 유치백서를 만들었다며 백서 이름, 제작 기간이 적혀있습니다.


하지만 이 백서 제작사는 따로 있었고, 해당 문구점이 설립되기도 전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전북도청 사무관의 서명이 떡하니 표시되어 있습니다. 


내부 결재나 도청 직인 하나 없이 공무원이 허위로 증명서를 발급해 준 겁니다.


지난 7월, 조직위로부터 4천8백만 원 짜리 수의계약을 맺는 근거가 됐습니다.


문제의 사무관은 잼버리 파행 직후 사표를 내고, 도청 산하 전북국제협력진흥원 임원으로 옮겨 전라북도의 관리감독, 자정능력에 대한 논란은 커지고 있습니다.


[전라북도 관계자(음성변조)]

"저도 깜짝 놀랐는데, (담당자가) 구체적으로 확인 없이 (증명서 발급) 해준 것 같아요. 그분 말로는 그래요." 


잼버리가 파행으로 마무리되면서 국정감사에서는 많은 의문이 제기됐습니다. 


전체 계약의 30%가 대회 한 달 전에 급하게 추진되면서 상당수 지역업체 몫이 됐다. 


사무기기 판매업자가 간식을 공급하고, 속눈썹 시술업체가 상징물 제작을 따내 그들만의 리그가 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겁니다. 


지난 10월 국감에서 설전을 벌인 전라북도로서도 할 말이 궁해진 상황입니다. 


[김관영 지사 / 지난달 24일 전북도 국정감사]

"여러 가지 계약사항은 전부 이 조직위 사무국 소관 사무이기 때문에.."


[조은희 의원 / 지난달 24일 전북도 국정감사]

"전북 공무원들입니다. 75%가 조직위에 파견되어 있었고요!"


해당 업체가 도청 내 문구점을 10년 가까이 독차지한 사실도 추가로 드러나 논란을 부채질하고 있습니다. 


[박혜진 기자]

"(전주)MBC 취재 결과 이 문구점은 이름만 바꿔 사실상 같은 업체가 독점하고 있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잼버리 행사를 명분 삼아 지역업체와 나눠먹기식 수의계약을 맺어왔던 것인지, 


감사원 역시 해당 사안을 조사하고 있는 가운데 문구점은 잼버리 백서 제작을 포기했습니다.  


MBC뉴스 박혜진입니다.


영상취재: 조성우

그래픽: 안희정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