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MBC 자료사진]
◀앵커▶
새만금의 내년 사회간접자본 예산이 대부분 삭감을 당했는데 이유가 어처구니없게도 잼버리 파행 때문이었습니다.
책임에서 전북도 자유스러울 순 없지만, 조직위를 꾸린 주체였던 정부의 무관심이 주요 원인이라는 건 주지의 사실입니다.
결국 소모적인 책임공방 탓에 애꿎은 새만금이 희생양이 되고 말았는데, 역설적으로 새만금사업 역시 국가가 책임져야 할 국책사업입니다.
전주 MBC는 오늘부터 일주일 동안 새만금의 과거와 현재를 돌아보고 미래를 대비해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기획뉴스를 준비했습니다.
첫 시간인 오늘은 새만금이 어떻게 탄생하게 됐는지부터 알아봤습니다.
이창익기잡니다.
◀리포트▶
외국인 입국자를 기준으로 87년 무주 동계 U대회 참가자는 900여 명,
5년 전 평창동계올림픽은 2천900명인데 반해 새만금잼버리 참가 외국인은 무려 4만 명에 이릅니다.
관리해야 할 외국인 규모가 평창의 10배가 넘는 대회인 만큼 당연히 정부가 꾸린 조직위가 추진해 왔는데
엉망이 된 대회의 뒷감당은 '대회 유치 자체가 원죄'라는 명목으로 전북도가 덮어쓰고 말았습니다.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지방정부가 돈과 권한을 가진 만큼 그에 상응하는 책임도 져야하는 것이 마땅하고 그 것이 지방자치의 기본 원리입니다"
정권 부담을 우려해 장관 경질조차 늦춘 정부여당의 해법은 뜬금없는 새만금 지우기였습니다.
새만금은 내년 신공항 예산의 90%, 전체 인프라의 78%가 감축 기조를 이유로 칼질을 당했는데
여당 텃밭인 부산 가덕도 신공항은 요구액이 오히려 3배 이상 늘어 단순 예산 부족 문제가 아님을 보여줬습니다.
국내외 이차전지 기업의 입주가 쇄도하며 불과 2달 전까지만 해도 대통령까지 나서 장밋빛 미래를 이야기하기 바빴던 곳이 새만금입니다.
[윤석열 대통령]
"이차전지 관련 기업의 집적화가 용이한 이 새만금은 최적의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기를 수차례 반복하며 도민들 애만 태워온 새만금
만경평야와 김제평야의 합해 놓은 새로운 만금뜰의 기원은 50년 전 가뭄과 식량파동에 대비해 농지를 넓히자고 시도한 옥서지구 계획입니다.
[김항술 국립새만금간척박물관장]
"70년대만 하더라도 6.25의 잔상이 남아 있었거든요 배고픈 시절 이래서 농경지 개발을 목표로 했다고 보여집니다."
식량수탈을 위한 일제시대 간척사업이나 60년대 계화도 간척지 조성 모두 새만금 안쪽의 만경, 동진강 하류지역이 핵심지역이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목적은 달라도 새만금지역은 우리나라 간척의 역사를 대표하는 곳입니다.
새만금의 시작은 87년 노태우 대통령의 선거공약으로 태동한 뒤 91년 11월 부안에서 방조제 기공식을 열며 시작됩니다.
대통령이 8번 바뀌는 동안 새만금 개발은 중단과 재개를 거듭하며 30년 세월을 훌쩍 넘겼지만 방조제 안쪽은 여전히 땅보다 바다가 넓습니다.
단군이래 한반도 최대 간척사업이라지만 첫 단추가 표심을 노린 정치공약이다 보니 정권 교체기마다 표 거래를 위한 수단으로 이용돼 온 것입니다.
[이광철 전 국회의원]
"마치 그것이 꿈이고 희망인 양 그렇게 부풀렸고 새만금 사업은 끊임없이 정치적 도구로 활용되고 표로서 이용 당한"
낙후란 이름에 익숙해진 도민들에게 새만금은 헛된 희망인줄 알면서도 그 끈을 놓지 못한 사업으로 이제는 기만의 역사를 바로잡아야 할 때입니다.
MBC뉴스 이창익입니다.
영상취재: 김종민
그래픽: 문현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