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MBC 자료사진]
◀앵커▶
새만금 세계잼버리 파행의 책임을 묻는 감사원의 현장 감사가 개시되면서 칼끝이 어디로 향할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저희가 잼버리에 앞서 진행된 정부합동 안전검검 회의 결과를 입수해 분석해 봤는데요,
잼버리 대회 기간 실제 문제가 됐던 사안들 대부분이 사전 점검회의에서도 지적된 것으로 드러나 정부가 문제를 인지하고도 대책 마련에 손을 놓고 있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박혜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뙤약볕에 사정없이 노출된 스카우트 대원들.
곳곳에서 온열 질환에 쓰러지고, 병원을 찾는 행렬이 줄을 이었습니다.
대회 나흘차가 돼서야 긴급대책이라며 생수와 얼음을 지원하고, 냉방버스 130대를 투입했습니다.
군장병까지 투입해 덩굴터널을 추가 설치하는 촌극을 벌였지만, 잼버리는 결국 조기퇴영으로 파국을 맞았습니다.
그런데 정부의 사전 합동점검회의 보고서를 찾아봤더니 정부가 이런 문제를 이미 예견하고도 대책에 손 놓은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대회 5개월 전과 한달 전에 열린 두 차례 회의,
20개 유관기관이 참여해 배수와 폭염, 정전, 단수, 해충, 식중독 등 94건에 달하는 문제를 지적하고 대책을 수립했던 겁니다.
[행안부 관계자]
"어느 정도 수준이 됐으면 저희들이 지적을 안 했겠죠. 배수로도 그렇고 폭염도 그렇고 2차(점검)나갔을 때 많이 부족한 것 같다는 걸 느꼈죠."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 발생에 대한 대비가 충분하지 않다','덩굴터널이 제대로 자라지 않아 미흡하다', '냉방버스 투입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던 것,
'물과 그늘, 휴식을 위한 물자와 시설이 더 필요하다'고 대책 또한 스스로 주문했습니다.
농어촌공사는 '외곽 배수로에 토사가 쌓여 배수가 지연된다', 민간전문가는 '야영장 흙 특성상 물 빠짐이 이뤄지지 않는다'며 '별도의 가배수로가 필요하다'고 대책을 지적했던 겁니다.
곰팡이 계란으로 촉발된 대원들의 이탈도 사실상 예견됐습니다.
식당 출입문과 비닐커튼을 설치해 식품관리를 철저히 해야한다는 식약처의 지적, 그러나 개막 이후까지 대책은 없었습니다.
해충 방제도 시급하다, 드론을 이용한 친환경 방제가 계획됐지만, 대원들의 팔다리는 온통 해충에 물려 국제적인 망신을 샀습니다.
각종 문제를 예견하고 정부 스스로 대책을 추진했지만, 어느것 하나 실현된 것 없이 개막 이후 땜질식 처방에 급급했던 것이 현실.
특히 이런 점검 내용을 실행해야 할 기관으로 조직위와 전라북도, 부안군이 적시되어 있어 이번 감사의 초점이 될 전망입니다.
[조직위 관계자]
"이미 예산은 고정돼 있고 나중에 폭염 관련보다는 침수 관련으로 우리가 많이 했기 때문에 예산이 풍족하지 않았다는 거니까요.
심지어 공유수면, 즉 바다 상태로 야영 대회를 치르는게 문제가 없는지 여가부가 검토한 사실까지 드러나 편법 대회를 강행했다는 지적도 불가피합니다.
[박혜진 기자]
"유관 기관들이 스스로 문제를 발견해 대책을 세워놓고도 실행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지, 그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지 감사원은 이 부분에 집중해 밝혀낼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취재: 김종민
그래픽: 문현철
자료제공: 송재호의원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