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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데 왜 버려".. 못난이 농산물의 '반란'
2023-09-17 7244
목서윤기자
  moksylena@gmail.com

[전주MBC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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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마트나 백화점에 진열되어 있는 먹음직스런 과일들, 늘 상처 하나 없는 완벽한 모습입니다.


그런데 일부 벌레 먹거나, 크기나 모양이 기준에 미달한 농산물은 어떻게 되는 걸까요? 


이처럼 상품으로서의 유통 기준을 채우지 못해 버려지는 농산물이 우리나라 음식물 쓰레기 중 57%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맛이나 영양 성분은 똑같지만, '못생겼다'는 이유로 버려지는 농산물을 '구출하는 길'에 동행해 봤습니다.


"아무 문제가 없거든. 껍질만 이럴 뿐이고. 그런데도 정품이냐 비품이냐 갈리는 거거든요."


잘 익은 탐스러운 복숭아가 박스에 담깁니다. 


추석 명절 상품 출하를 앞두고 있는가 싶지만, 자세히 보면 군데군데 멍과 벌레 먹은 흔적이 있습니다. 


맛과 영향은 동일하지만, 상처로 인해 비품으로 분류돼 납품하지 못한 '못난이 농산물'입니다.


유례없는 폭우로 수확이 평년의 절반에도 못 미쳐 한 숨 깊은 농가들이 값을 75%나 내려 멍든 복숭아라도 시장에 내놓는 것, 


'못난이 농산물'을 유통하는 활로가 우리 지역에도 생겼기 때문입니다. 


[이일근 / 완주군 이서면 복숭아 농장주]

"(비품이 많을 때는 농가가) 처리하기가 힘듭니다. 이런 것을 처리할 수 있는 업체가 있다면 상생할 수 있는 관계가 되는 겁니다."


소비자가 구매를 희망하면 주문받은 만큼만 농가로부터 납품받아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방식,


현재 우리지역 10여 종의 못난이 농산물이 이를 통해 식탁에 오르고 있습니다. 


일부 '흠'이 있는 농산물을 구매한다는 게 아직 낯선 개념이지만, 값도 싸고, 친환경적이면서 농가도 살리는 '가치 소비'가 가능하다보니 조금 씩 입소문을 타며 이용자가 늘고 있습니다. 


[목서윤 기자]

"이렇게 사과, 버섯 등 각 농가에서 가져온 못난이 농산물을 지역의 거점 공간에서 픽업하면 되는데요. 


담아갈 용기를 직접 챙겨오면 쓰레기 없는 무포장 농산물을 구매할 수 있어 소비자들의 반응도 좋습니다."


[최향희 / 전주 효자동]

"마트 가면 플라스틱 되게 많잖아요. 이런 곳이 있으니까 좋은 것 같아요."


[정운경 / 전주 효자동]

"사과가 한 쪽이 멍이 들어 있거든요. 그 부분을 도려내고 먹는데 너무 맛있어서..."


지나치게 선물용, 겉모양에 집작하면서 작은 흠집 하나로 폐기되고 마는 수 많은 농산물.


이제는 맛과 영양, 가정용 일상 소비의 관점으로, 불필요한 낭비를 줄이는 '선한' 순환의 노력이 반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국현명 / 못난이 농산물 유통기업 대표]

"음식을 버리지 않는 것, 또한 버려질 수 있는 것들을 다시 내 식탁 위에 올리는 것이 평범해지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구 새로 봄, 전주MBC 목서윤입니다. 


그래픽: 문현철

영상취재: 정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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