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 : 클립아트코리아
골프 경기 도중 뒤에서 날아온 공에 맞아 뇌진탕 진단을 받을 정도로 다쳤다면 가해자의 책임을 80%까지 인정할 수 있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16일 대한법률구조공단에 따르면, 대구지방법원 영천시법원 김정도 판사는 골프장에서 타구에 맞은 A 씨가 동반자였던 B 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B 씨는 410만 원을 배상하라”고 최근 판결했습니다.
A 씨와 B 씨 등은 2020년 6월 경북의 한 골프장에서 골프경기를 했습니다.
이날이 두 번째 골프장 라운딩이었던 B 씨는 공이 벙커에 빠지자 다섯 번이나 스윙을 했지만 벙커를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A 씨와 캐디는 B 씨에게 "공을 집어 그린 앞 어프로치를 할 수 있는 위치로 옮기자"고 제안했고, B 씨는 동의했습니다.
그런데 A 씨는 캐디와 함께 40m 전방 카트에 도착해 기다리던 중 B 씨가 친 공에 머리를 맞아 쓰러졌습니다.
병원에서는 두개골 골절은 없지만 뇌진탕에 해당하는 '열린 두 개 내 상처가 없는 뇌진탕'으로 진단했습니다.
사고경위와 관련해 양측의 주장은 엇갈렸습니다.
A 씨는 "B 씨가 약속을 어기고 벙커에서 꺼낸 공을 그린에 올려놓고 쳤다", "전방에 있는 사람들에게 '볼 !'이라고 외치는 등의 사전경고도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B씨는 "그런 약속을 한 적이 없고, 오히려 10년 이상 캐디업을 한 A 씨가 타구자의 전방에 있는 것의 위험성을 잘 알면서도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고 맞섰습니다.
부상을 당한 A 씨는 민·형사상 책임을 묻고 나섰고, B 씨는 2022년 과실치상으로 기소돼 벌금 70만 원을 선고받고, 형이 확정됐습니다.
민사 손해배상과 관련해서는 양측 주장이 팽팽하게 맞섰습니다.
B 씨와 B 씨의 손해보험사는 "서울중앙지법의 2015년, 2017년 판결 2건을 살펴보면 타구 사고 가해자의 책임을 60%로 제한하고 피해자의 과실을 40%로 인정했다"며 손해배상금액의 최고치를 180만 원으로 제시했습니다.
A 씨는 손해배상 계산법이 불합리하다고 생각했으나 법리로 대응하기는 어려워 대한법률구조공단을 찾아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법률구조공단 측은 "보험사가 내세운 판례에서는 피해자가 일행의 티샷 이전에 앞으로 나가면 위험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앞으로 나간 잘못이 있었다"며 "그러나 이번 사고는 A 씨를 비롯한 일행 4명이 전방에 있는데도 약속을 어긴 채 아무런 경고음도 내지 않고 골프공을 쳤다"고 반박했습니다.
공단은 치료비 등 적극적 손해액 75만 원과 위자료 800만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재판부는 사건 경위 등을 고려해 A씨의 과실을 20%로 인정하고, B 씨에 대해서는 적극적 손해액 75만 원의 80%인 60만 원과 위자료 350만 원 등 41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