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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정팀이 두려워했던 전주KCC 홈구장.. 전주시는 왜 KCC를 놓쳤나
2023-09-15 3487
이종휴기자
  ljh@jmbc.co.kr

[전주MBC 자료사진]

프로농구 옛 전주KCC의 연고지 이전에 대해 전주KCC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이른바 ‘전설’들이 아쉽다는 반응을 잇따라 내놓고 있습니다.


1997년부터 10년 이상 전주KCC에서 활약하며 여러 차례 우승을 일궈낸 ‘영원한 오빠’ 이상민(51) 코치도 이들과 같은 마음을 내비쳤습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다시 KCC코치로 부임한 이상민 코치는 최근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전주의 농구팬들께 죄송할 따름이다”며, “오랫동안 전주체육관을 홈으로 쓰면서 정말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이렇게 연고지를 옮기게 돼서 마음이 무겁다”고 했습니다.


이 코치는 “2004년 챔피언결정전 우승 때가 가장 기억난다. 벌써 20년 가까이 됐는데 그때 전주 시내를 돌면서 했던 카퍼레이드는 아직도 생생하다. 그런 아날로그적인 추억이 있었다”고 회상한 뒤 “전주체육관이 작기는 했어도 팬들의 열정만큼은 대단했다. 원정팀 선수들이 오기 꺼려할 정도였다.”고 말했습니다.


전주KCC에서 최장신 센터로 활약했던 하승진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승진은 전주KCC 동료였던 전태풍과 함께 출연한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전주체육관은 작기는 했지만 팬들이 매번 체육관을 가득 메운 채 열정적인 응원을 펼쳐줘서 경기하는데 큰 힘이 됐다”며 “전주 관중들의 열기와 기세에 눌려 원정팀이 대단히 부담스러워했다”고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렸던 홈경기를 회상했습니다.


또 “전주KCC가 사라지면서 자신들이 전주에서 활약했던 기억도 농구팬들에게 동시에 잊혀지는게 아니냐”고 말했습니다.


하승진과 전태풍은 이 방송에서 “전주와 마찬가지로 과거에 체육관이 열악했던 원주나 대구 등은 이후 새로운 체육관을 연이어 신축했는데, 전주시는 여러 차례 짓겠다고 약속만 한 뒤 이를 지키지 못했다.”며 전주시의 처사에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전주 시민들 사이에는 전주KCC의 이전이 ‘일방적’이라며 KCC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일부 있지만, 실제 KCC를 응원했던 젊은 농구팬들 사이에서는 전주시를 성토하는 분위기가 우세합니다.


농구팬 유 모씨(28)는 “시민들의 사랑을 받았던 연고팀을 하루 아침에 놓쳐버린 전주시가 무책임하다고 느낀다”고 말했고, KCC의 이전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 직후 전주시청 홈페이지에는 전주시를 성토하는 글들이 수 백 건 게시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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