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MBC 자료사진]
◀앵커▶
'1m 시골개'라는 표현 들어보셨나요?
1m 남짓의 목줄에 묶여 평생을 사는, 흔히 농촌지역에서 볼 수 있는 마당개를 말하는데요,
도시보다 농어촌에서 밖에서 개를 기르는 비율이 3배 더 높고, 동물 등록 비율과 중성화 수술 비율이 확연히 떨어진다는 점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동물보호법이 개정되면서 적절한 생활 공간과 먹이를 제공하지 않고 방치하는 것도 학대로 규정돼, 견주들의 인식 변화가 필요해 보입니다.
◀리포트▶
지난 달 초 김제시 상동동의 한 밭.
삐쩍 마른 개들이 짧은 목줄에 묶인 채 땡볕에 방치되고 있습니다.
언제 갈아준 것인지 알 수 없는 물에는 이끼가 가득합니다.
앞서 지난 3월에도 목줄로 인한 상흔 등을 방치한 견주는 동물학대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고, 개들은 구조돼 격리됐지만, 다른 마당개들의 사정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노주희 / 동물자유연대 활동가]
"(마당개들은) 혹서나 혹한의 환경에 항상 노출이 되어 있고.. (해당 사건의) 다른 개들도 (상태가) 정말 좋지 않은 상황에서 목줄에 의한 외상이 너무나 심각해서 동물학대 건으로 고발했습니다."
지난 4월 동물보호법이 전면 개정되면서 이런 행위는 동물 학대로 간주됩니다.
반려동물을 밖에 묶어서 키울 경우 2m 이상의 줄을 써서 최소한의 활동 공간을 주어야 하고,
이같은 사육, 관리 의무를 위반해 개가 상처가 나거나 병이 날 경우,
사료 또는 물을 주지 않아 죽음에 이를 경우, '동물학대'로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집니다.
하지만 아직 농촌은 강화된 법을 체감하지 못하는 듯합니다.
[목서윤]
"아직도 농촌지역에서는 묶어 키우는 개를 흔히 볼 수 있는데요, 제가 마을에 도착하자마자 발견한 두 마리는 집주인과 상당히 떨어진 곳에서 홀로 사육되고 있었습니다. 목줄은 2m가 되지 않고 털은 어지럽게 뒤엉켜 있는 모습입니다."
도시를 벗어나면, '반려' 목적보다 강도나 들짐승으로부터 사유지를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를 기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이웃 주민]
"사람이 있어서 (개) 간수를 해야하는데 그러지도 않고.."
[송현숙 / 귀농한 반려인]
"다른 데는 보면 집 지키라고 키우는 거 같아요. 자라다가 죽는 개들도 있고 그래도, 별로 그렇게 크게 신경 안 쓰는 거 같아요."
그러나 현행법상 개는 '반려동물'에 해당해 동물보호법이 규정하는 사육 의무를 다해야 하고 그러지 않을 경우, 엄연한 처벌 대상입니다.
[신경은 / 김제시 동물보호팀 팀장]
"홍보해야죠. 인식을 시켜드려야죠. 개도 옛날처럼 가축의 개념이 아니라 같이 우리랑 사는 반려동물 개념으로 이제 개를 보는 거잖아요."
아직도 '방치'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전국 150만의 마당개.
높아지는 동물복지 요구에 발맞춰 시골개를 사육하는 방식에도 개선이 필요합니다.
지구 새로 봄, 전주MBC 목서윤입니다.
사진제공: 동물자유연대
그래픽: 문현철
영상취재: 정진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