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MBC 자료사진]
◀앵커▶
잼버리가 파국으로 치닫으면서 전 세계적인 웃음거리가 되고, 감사원 감사까지 진행되고 있는데요.
이런 와중에 정부가 전국 지자체에 '잼버리 미담 사례를 제출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대회 실패를 억지스러운 미담으로 덮으려 하는 것 아니냐며 '한심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박혜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6일 전라북도와 충청도, 서울시 등 전국 각 지자체에 내려온 행정안전부의 공문입니다.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관련 자료 제출 요청'이라는 제목,
'행사 종료 이후에도 관련 미담이 계속해서 확인'되고 있다며 '사례를 전파하고자 하니 누락되지 않도록 제출하라'는 지시가 담겨있습니다.
막대한 예산 투입에도 기본 시설 마저 제대로 준비하지 못해 파행을 맞은 탈 많은 잼버리 대회를 두고 '미담 사례 제출'을 강요한 겁니다.
잼버리 대회 주관이었던 전라북도가 제출한 미담은 모두 6개,
따뜻한 환대에 감사한다는 참가국들의 편지 등의 내용들로 채워졌습니다.
[전라북도 관계자 / 음성변조]
"사실은 급하게 하다 보니까 6개부터 올려준 거고 추가로 조금 더 받아놔야죠. 저희도 뭐가 있어야 되니까. 아직은 뭐 (행안부가) 구체적으로 무얼 해주겠다고 한 건 없습니다."
불과 이틀 만에 사례를 발굴해 제출해야 하는 형편,
직장인 익명 게시판에는 관련 공무원들의 볼맨 소리가 이어졌습니다.
갑작스런 조기퇴영에 전국 7천7백여 공무원이 숙소와 식사 준비에 동원된 것도 모자라 이제는 미담까지 만들어 내야 하냐는 겁니다.
[송재호 의원]
"괜히 '우리도 못했지만 잘난 게있다' 이렇게 변명을 하고 싶은가? 국격에 손해를 끼친 사안에 대해서 미담 사례라고 하는 엉뚱한 지시를 했다는 것은 참 안타깝고 한심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처럼 논란이 일자 행안부는 미담을 전파할 목적이 아니었다며 말을 바꿨습니다.
[행정안전부 관계자 / 음성변조]
"현황 파악이죠. 막 만들라는 이야기가 아니고.
("파악만 하려고 했던 건 아닌 것 같은데 전파라고 써 있잖아요.") "그건 저희도 이제 고민을 해봐야 되고.."
[박혜진 기자]
행안부가 돌연 입장을 바꿨다지만, 대회 실패를 억지스러운 미담으로 덮으려 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MBC뉴스 박혜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