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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예방 한다더니.. 수위 감시용 CCTV만 늘려
2023-08-29 948
정자형기자
  jasmine@jmbc.co.kr

[전주MBC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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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전주 삼천변을 산책 중이던 여성이 뒤따라오던 남성에게 습격을 당한 일이 있었습니다. 


이후 전주시가 치안 사각지대를 줄이겠다며 안전대책으로 CCTV 설치 확대 방안을 내놓았는데요. 


확인해보니 방범용이 아닌, 하천 수위 감시용 CCTV였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정자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전주 삼천변을 산책 중이던 여성이 뒤따라 오던 남성에게 습격을 당한 우림교 인근 산책로. 


길 양옆으로 풀숲이 우거진 산책로를 따라 범행 현장을 살펴봤습니다. 


곳곳에 가로등이 설치돼 있지만 정작 산책로를 비추고 있는 CCTV는 보이질 않습니다. 


[경찰 관계자]

"천변에 방범용 CCTV가 전주에 없어요, 산책로 그런 곳에."


[정자형 기자]

"인근 효자교 부근도 마찬가지입니다. 이곳으로 내려오는 계단에도, 제 옆에 펼쳐져 있는 산책로에도, 산책로를 비추고 있는 CCTV는 없었습니다."


사건 발생 직후 '안전한 하천' '안전한 일상' 등을 내세우며 CCTV 설치 계획을 밝힌 전주시,


현재 전주 삼천을 포함해 전주천까지 전주 시내 하천변 인근에 설치된 CCTV는 14개, 


여기에 추가로 17개를 더 설치하겠다는 건데,  확인해보니 모두 방범용이 아닌 '재난영상용'이었습니다. 


즉, 하천 수위를 확인하는 용도라 산책로는 화각에 들어오지 않게 돼, 결국 하천을 찍는 카메라만 늘어나게 되는 겁니다.


[전주시 관계자]

"CCTV가 설치돼 있다보면 심리적인 위축감이 생길 수 있잖아요. 그런 부분 효과도 있을 거라고 저희는 판단을 하고."


신림동 등산로 살인사건 피의자 최윤종 역시 CCTV가 없는 곳을 파악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상황, 


'치안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적절한 위치에 적절한 CCTV가 설치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박종승 교수 / 전주대 경찰학과]

"기본적으로 CCTV 설치 방향에 문제가 있을 것이고요. 산책로에 대한 촬영이 아무래도 제한되지 않을까."


어둡고 풀숲이 우거진 탓에 오랫동안 치안 지적을 받아왔던 전주 시내 하천 산책로, 


밝기 개선과 함께 엄포용이 아닌, 실제 방범 효과를 낼 수 있는 CCTV가 늘어나야 안전한 산책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MBC뉴스 정자형입니다. 


영상취재: 조성우 

그래픽: 문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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